백남해 신부ㅣ불휘…성경 바탕 삼은 현직 신부가 펴낸 소설책

열린사회 희망 연대 상임 대표와 천주교 정의구현 마산교구 사제단 대표를 맡아 왕성하게 사회운동에 앞장서 온 백남해 신부가 소설책을 냈다. '나귀 등' '향유의 여인' '보리빵 아이' '희망의 포도원' '사마리아' '사마리아의 시몬' '황금닭' 등 일곱 편을 담았다.

성경을 소재로 삼아 자유롭게 생각이 가는대로 쓴 것들이다. 성경을 소재로 삼았지만 어떤 신앙을 가지라고 요구하는 글은 아니다.

"희망은 이미 당신 가슴 속에 심어 놓았습니다. 유다는 한 번의 배신에 괴로워하며 죄책감에 목을 매는 것으로 자신의 어리석은 삶을 끝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하였지만, 절망과 나락의 고통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함께 불리었지만 마지막 선택은 결국 자신의 몫입니다. 희망은 씨앗입니다. 잘 가꾸십시오."

"예리코인이 한숨을 내쉬며 사마리아인을 쳐다보는 눈빛이 더 도와주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 팍팍한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이웃에게 또다른 짐을 지울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어려운 경기에, 내 앞가림하기에도 벅찬데 이웃의 고통까지도 감수하라는 것인가?

   
 
 
어찌할 것인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 사마리아인의 고민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 고민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회와 국가가 이런 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 제도,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지 않은가?"

백 신부는 '책머리에' 이렇게 적었다. "출판물 홍수 시대에 제 책 한 권이 더 보태어진다는 것이 쑥스럽지만, 거꾸로 대홍수에 물 한 방울 더한다 한들 큰 문제가 되겠는가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성경에 관한 이야기지만, 순 상상에 불과합니다.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마시고, 화장실 변기 뚜껑에 올려놓으시고 심심할 때 그냥 편하게 읽으십시오."

무엇을 위해 또는 무엇을 얻으려고 읽으면 잘 들어오지도 않을뿐더러 때로는 얹히기도 한다. 아무 목적 없이 편한 마음으로 텅 빈 마음으로 읽으면 상상력이 저절로 꿈틀거릴는지도 모른다.

"환경에 굴하지 않는 상상력이야말로 새로움의 시작인 듯합니다." 이런 상상력에서 나오는 '썰렁한 농담'을 즐기는 백 신부는 지금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과 진해시 장애인복지관장, 진해시 종합사회복지관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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