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사냥 능력 떨어져 죽은 고기만 먹어남의 먹잇감 노리기 일쑤…까치에 쫓기기도

"슈파 슈파 슈파 슈파 우렁찬 엔진 소리 독수리 오형제".

어릴 적 만화영화를 보며 '의리 있고 용맹스런' 독수리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 독수리는 사냥 능력이 떨어져 죽은 고기만 먹는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새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래서 '청소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요.

사실 용맹하고 사냥 능력이 뛰어나며 하늘의 제왕으로 일컬어지는 독수리는 '검독수리'를 말해요. 검독수리는 사냥의 천재예요. 여우, 양, 사슴의 새끼도 낚아채어 간다고 하네요.

◇하늘의 제왕은 혹시 까마귀나 까치가 아닐까?

까마귀에게 쫓기고 있는 참수리.
위 사진을 한번 보세요. 참수리가 까마귀에게 쫓기고 있네요. 하늘의 제왕이 고작 까마귀 따위에게 쫓기고 있다니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네요.

◇맹금류의 사냥 성공률은?

참수리(왼쪽)와 발톱에 물고기를 쥐고 있는 흰꼬리수리.
그 아래 사진도 볼까요. 물고기를 움켜쥔 흰꼬리수리와 그 물고기를 빼앗으려 20여 분이나 질기게 쫓는 참수리가 보이네요. 참수리가 결국 물고기를 빼앗았을까요? 아쉽게도 빼앗지 못했답니다.

하늘의 제왕인 맹금류가 기껏 남이 사냥한 먹이를 빼앗으려 들다니 좀 이상해 보이지 않나요? 날카로운 발톱과 민첩한 비행 솜씨로 얼마든지 다른 동물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실제로 야생에서 맹금류가 사냥에 성공하는 확률은 아주 낮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이 잡은 먹이를 가로채려고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맹금류가 다른 동물을 살리는 데도 한 몫 해요.

맹금류는 육식성이라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물을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맹금류가 다른 동물을 살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모래톱에서 평화롭게 쉬고 있는 독수리와 참수리들. 이땐 순둥이가 따로 없습니다.
제주 국제공항 활주로변에는 맹금류 모형을 매달고 맹금류 소리를 내어 비행기와 새들이 부딪치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맹금류 모형을 보고 다른 새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미리 막는 것이지요. 또 새들이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줄이기 위해 유리창에 맹금류 도안을 붙여 놓는 곳도 있어요. 생태계 최정점에 있는 맹금류, 이들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리는 지혜를 배워봅니다.

/오광석(산청 신안초등학교 교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