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은 설이자 밸런타인데이입니다. 밸런타인데이야 상술로 여기면 그만이겠지만, 가족이나 친척에게 드릴 설 선물은 준비하고 계신지요? 이번은 설이랑 밸런타인데이가 겹쳐 초콜릿을 선물로 준비해봤답니다. 아무리 상술이라고 해도 정성을 담는 게 좋겠지요.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문화센터 일일 강좌를 들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강좌는 수강료가 5000원, 따로 마련하는 재료비는 2만 원이었는데요. 처음에는 비싸다고만 생각했는데, 초콜릿 만드는 방법과 경험도 얻었다고 생각하니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한 대형마트에서 파는 '벨기에 프리미엄 수제 초콜릿' 20개짜리가 3만 6000원이더군요. 그보다는 싸고 손길도 듬뿍 닿았으니 값진 일이겠죠.

수업에는 10분 정도 지각했는데, 다들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더군요. 모두 20대 여성인 듯했는데, 저 혼자 남자였으니 말입니다. 2월은 여성이 남성에게 주는 날이라죠? 어차피 상술인데, 그런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지요. 히히.

인터넷 쇼핑몰에서 보니 초콜릿 만들기 세트가 9900원인데요. 초콜릿, 초콜릿을 넣어 굳히는 몰드(틀), 선물 상자 등 필요한 재료는 다 들어 있어요. 이걸 사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봐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녹여서 식히고 생크림·버터 섞어

가장 중요한 건 녹일 초콜릿을 사는 것이겠죠? 맹독성 농약은 치지 않고, 아동 노동 학대도 없는 이른바 '공정무역 초콜릿'을 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10개가 들어 있는 게 400g으로 유통기한은 1년, 페루산인데 2만 원 정도랍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아름다운 가게에서 살 수 있어요.

덩어리 초콜릿은 잘게 다져 맛있게 만들 필요가 있는데요. 끓는 냄비 물 위에 볼을 포개어 그 안에서 초콜릿을 녹입니다. 초콜릿을 만들 때 절대 물이 들어가면 안 되지요. 여기에다 생크림 끓인 것을 붓습니다. 굳어지지 않게 잘 저어주면서 2~3분이 지나면 실온에 있던 버터를 넣고 다시 섞어줍니다.

아울러 찬물과 더운물에 식히고 녹이고 되풀이하면서 온도를 적당하게 맞춰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온도계로 재었을 때 다크 초콜릿은 50℃, 28℃, 31℃ 순서로 식히고 다시 녹이면 된답니다.

몰드에 굳히면 달콤함 온몸으로

틀에 채워넣을 때를 아는 방법은 젓던 도구로 초콜릿 액체 표면에다 초콜릿을 떨어뜨려 보는 거예요. 무늬가 나타나면서 다소 굳어졌다 싶으면, 틀(몰드)에 넣습니다. 숟가락이나 짤주머니를 쓰면 돼요. 틀은 모양이 나 있는 걸 사들여도 되지만, 과자 먹고 남은 통 등에 비닐 랩을 깔아도 썩 괜찮아요.

틀에 채운 초콜릿은 하루 정도 냉장실에서 보관합니다. 반찬 냄새가 스며들지 않게 비닐 포장을 하면 더욱 좋고요. 다음 날 냉장실에서 꺼낸 초콜릿은 필요한 크기대로 잘라서 코코아가루나 녹차가루를 입히면 됩니다.

연보라색을 내는 백년초가루나 다소 노르스름한 홍삼가루도 초콜릿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데 좋지요. 또, 이런 가루는 초콜릿을 녹일 때 넣어서 뭉치지 않게 저어줘도 됩니다. 맛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되지요. 남녀노소 좋아할 초콜릿이 되는 거예요.

초코펜으로 글씨를 쓸 수도 있어요. 다크, 화이트, 핑크색 등이 있는데, 아주머니들이 만든 것 가운데 '여보 사랑해' '일찍 들어와' 등이 있었다네요. 하하. 파는 것과 비록 다르고 익숙하지 않겠지만, 그 초콜릿 맛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까닭은 사랑의 손맛이 스며 있기 때문이겠죠.

도움말/롯데백화점 창원점 문화센터(055-279-2840) 김경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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