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먹이잡이 한창강원도 사는 흑고니 2마리도 놀러와

겨울의 날씨 특징을 삼한사온이라 했던가, 올겨울 추위가 유독 매섭다. 남강의 곳곳이 얼어있다. 그래도 겨울철 귀한 손님들이 남강을 찾았다.

그 손님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강원도 화진포에서 강릉 경포호에 걸친 동해안에 주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혹고니(천연기념물 201호) 2마리와 낙동강하구에서 매년 수천 마리 이상이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8마리가 찾아왔다. 홀로 넓은 일정 지역을 자기 영역으로 삼아 활공하는 참수리(천연기념물 243호) 3마리도 남강의 모래톱에 안착하고 있다. 고성읍과 명석면, 진성면을 지나면서 하늘에 무리지어 나는 것을 볼 수 있는 '하늘의 제왕' 독수리(천연기념물 243호)는 모래톱에 사뿐히 앉아 있다. 정지비행으로 먹이잡이 활동을 하는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가 식사 중이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먹이를 먹고있다.
기온이 많이 내려 다른 지역에서 서식하기 어려운 오리류가 이곳 남강(하수종말처리장 근처)에 모였다. 작다는 뜻의 쇠오리, 부리가 넓적해서 붙여진 넙적부리오리, 갈색의 넥타이를 맨 혹부리오리 외에 오리의 신사 고방오리와 비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머리, 홍머리오리 등 천여 마리가 자신들의 공간에서 평화를 즐기고 있다.

남강둔치에서 걷기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탐조하는 모습이 신기한 듯, 뭘 보는지 물어본다.

지척에 자연사박물관이 있지만 우리의 관심은 자신에게 맞춰져 주변을 돌보지 못하는 듯하다. 재미나게 가족이 함께 보았던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처럼, 겨울을 생동감 있고 따뜻하게 지내고자 이곳을 찾은 이들 겨울철새는 살아있는 자연생태박물관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남강에서 월동하고 있는 흑고니.
생태는 여러 생명이 서로 또 다른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이들을 선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어떤 형태로든 보존과 생태를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속의 또 다른 생명과의 관계 속에 우리는 살아간다. 그 연결이 깨지면 사람도 함께 자신을 상실할 것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우리와 함께하며 연결된 생물들의 공간, 겨울철새 생태박물관에서 가슴 뛰는 자신과 만나러 가자.

/최진태(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진주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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