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마무리한 장편소설

'부모님 당신이 그립습니다'가 부제로 붙어 있다. 이 부제는 2002년 2월 출간된 중편 소설 <늙어가는 고향>에도 붙어 있다. 지은이가 같은 것이다.

<늙어가는 고향>과 이 책은 어떤 관계일까. 당시 방송을 타면서 인기를 끈 <늙어가는 고향>이 도중에 그친 미완이라면 <눈물보다……>는 완결판이다.

김해에 사는 지은이 강동원 소설가는 "<늙어가는 고향>은 출판사가 설날을 염두에 두고 집필을 부탁했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100쪽 남짓한 원문에 삽화 수십 장과 고향에 관한 시인의 시 몇 편을 군데군데 심어 펴냈다"고 했다.

눈물보다 서럽게 젖은 그리운 얼굴 하나
(강동원 ㅣ청어)
반면 <눈물보다……>에 대해서는 "장애가 있는 자식에게 더 애착이 가는 게 당연하듯이 나 역시 계약대로 장편을 만들지 못해 미안했는데, 원래 약속대로 7년만에 장편으로 만든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고향에 가면 기다렸다는 듯 그곳 들꽃은 익숙한 향내로 코끝을 씻어줄 것인데! 젊은이들이 다 떠나 늙으신 부모님만 남아 있는 늙어버린 고향땅엔 고향을 떠난 자식들은 돌아오지 않고 그 자리엔 이국(異國)의 여인들이 고향을 지키고 있다. 이젠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고향은 점점 더 늙어만 갈 것이다."

"이 책은 명절날, 고향을 떠나 객지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늙으신 부모님이 당산 괴목 아래서 기다리는 추석 전후 2일 간의 모습을 이야기한 것이다."

"저 놈이 태어났을 때 얼마나 기뻤던가. 그 때야 모두들 병원에 안 가고 집에서 낳았지. 며느리가 첫 출산 산고를 얼마나 겪었던가! 마당에서 고무신을 질질 끌고 목줄에 묶여 똥 눌 자리를 못 찾아 이리저리 왔다갔다 서성거리는 황구처럼 안달을 하며 담배를 두 갑이나 피워댔지."

2002년 2월 <늙어가는 고향> 출판 당시 KBS 1 라디오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에서 다뤘던 원고를 그대로 실었다. 강동원은 "원고를 읽은 후 본문을 보면 공영방송에서 명절 특집으로 다룬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며, <늙어가는 고향>을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을 다시 보면 더 내용이 충실해졌음을 느낄 것이다"고 했다. 청어. 263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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