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키위를 보면, 추억 하나가 떠오른다. 20년도 더 된 기억이지만, 잊지 못하게 박혀 있는 것 중 하나인데, 지금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남해출장소로 관찰수업을 나간 적이 있다. 그때 유심히 관찰해서 기록지를 작성했던 대상이 바로 참다래였다.

국내 재배를 위하여 시험재배하고 있던 곳에서 본 참다래는 달걀만 한 크기에 털이 보송보송한 열매로 맛도 볼 수 없었고, 따서 관찰할 수도 없었고, 단지 너무 귀한 과실이라 나무에 달린 채로 열심히 이리저리 둘러보아야 했던 과실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귀한 과실이 오래 기억에 남아 있는데, 요즘은 마트이고 시장이고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 되어 있다.

비타민C 함유량 귤 2.7개분

참다래는 영어명으로 키위로 불리며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귀도(鬼桃)·승리(繩梨)·등리(藤梨)·양도(羊桃) 등으로 부른다. 키위 하면 뉴질랜드가 먼저 떠오르는데, 원산지는 중국 양쯔강 연안 지역인데 이것을 뉴질랜드인들이 차이니즈 구즈베리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돌아가 재배하고, 품종을 개발해 오늘날까지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생긴 모양이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 새와 닮았고 향과 맛이 뛰어나다고 해서 키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참다래는 뉴질랜드산 키위 묘목을 1977년에 국내에 도입하여 국산으로 성공한 것으로 1990년 수입 개방 후 키위 또는 양다래로 불리던 이름을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국산화해 외국산 수입품과 경쟁하고 있는데, 국내 주산지역은 제주도·전라남도·경상남도이다.

참다래 나무는 암수딴그루이므로, 나무를 심을 때는 암나무 몇 그루에 수나무 1그루씩 섞어 심어야 한다. 열매는 8∼10월이면 익는데, 둥근 달걀 모양 또는 원기둥 모양이며 표면에 갈색 털이 빽빽이 있다. 과육의 가운데 부분은 크림색이고, 그 둘레는 녹색이며 깨알 같은 검은색 종자가 있다.

9~10월이 제철이지만, 숙성이 덜된 것을 따서 저온 저장하면 연말까지도 충분히 생과일을 즐길 수 있다. 수확한 직후에는 조직이 단단하고 신맛이 강하지만 저장하면서 조직이 물러지는 것을 골라 먹으면 단맛과 적당한 신맛을 즐길 수 있다. 숙성을 기다리기에 마음이 급하면, 사과 같은 에틸렌 가스 방출이 많은 과실과 함께 두면 더 빨리 물러진다.

하나만 먹어도 일일 권장량 충분

참다래는 100g당 54k㎈로 열량이 낮으며, 비타민 무기물 함량이 높은 과실이다. 특히, 풍부한 비타민 C는 하루 1개 섭취만으로 성인 일일 필요량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데, 그 양은 귤 2.7개, 사과 11개와 맞먹는다고 한다. 소화효소인 엑티니딘의 함량이 높아 고기를 조리할 때 갈아 넣거나 과식으로 소화가 어려울 때 먹게 되면 소화에 도움을 준다. 노인이나 임산부는 하루 참다래 주스 한 잔만으로 필요한 비타민 섭취, 변비 예방 및 소화촉진의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다.

   

참다래는 생과일로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시럽이나 요구르트와 함께 주스로도 즐길 수 있다. 오렌지, 양상추와 함께 소스를 곁들이면 샐러드로, 소금을 살짝 뿌려 두었다가 주먹밥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식초, 꿀, 올리브오일 등과 갈아서 새콤달콤한 소스로도 부족함이 없다.

/신정혜(재단법인 남해마늘연구소 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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