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의회 검찰수사 전망



거창군의회가 지난해 7월 치른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군의회는 물론 집행부까지 설연휴를 거꾸로 지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금품수수 수사착수에 놀랐던 군민들은 이제 혐의의 사실여부와 관련자들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5일 손모의원(65·가북면)의 구속을 신호탄으로 검찰 수사는 지난 17일 오모·조모의원을 소환 조사한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이수정의장에 대해 가택수색을 벌여 군의원들이 받고 있는 혐의가 기정사실화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소환된 두 의원이 귀가하는 등 10일이 넘도록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내용이 없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 와중에 이수정의장이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고 의장직 사퇴서를 제출하자 일각에서는 예상과는 달리 수사가 종결될 것 같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수사와 혐의=창원지검 거창지청은 거창군의회 제3기 전·후반기 두 차례 선거과정에서 이수정 현의장이 일부 의원들에게 수백만원씩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3개 건설업체로부터 400만원을 받은 혐으로 손모의원을 구속했다. 손의원의 혐의는 이번 의장단 선거와는 관련은 없으나 지역에서는 선거와 관련된 수사를 벌이기 위해 구속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어 검찰은 지난 17일 오모의원과 조모의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18일에는 이의장의 가택을 수색하고 가족의 금융계좌에 대해 거래내역을 조사했다.

검찰은 소환 조사한 두 의원을 지난 19일 오후 일단 귀가 시켰다. 이 과정에서 두 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이의장에 대한 수사에서도 아직까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검찰이 이미 사법처리를 할 수 있는 혐의를 포착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의원 반응=의원들은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의회는 지난 22일 ‘군민여러분께 드리는 사과 말씀’이라는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와 관련, 이의장의 의장직 사퇴서 제출에 이어 관련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의원전체가 의심받고 있는 상태라며 의장이 당연히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난 여론을 의식해 차기 의장은 투표를 하지 않고 선출할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은 검찰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의회의 존립이 흔들리는 한이 있더라도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규명해 거창군의회에 쏠리는 따가운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전망=오는 30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던 이수정의장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이번 사태는 당초 예상을 넘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의장은 병세호전에 따라 조사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까지 30일 출두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으나 금품수수에 관계없이 수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거창군 의회가 입을 상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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