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 또 수능을 친 이삼수(20·가명) 씨. 시험을 못 쳤다는 그는 이름 때문에 삼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요즘 울상이다. 그러나 이번 겨울만큼은 그간 쌓인 스트레스도 풀 겸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군고구마를 파는 일이다.

길거리에 계속 서 있다 보면, 손발이 시리고 볼품은 조금 없겠지만, 삼수 씨는 군고구마 장수로 겨울을 나는 데에 들뜬 모습이다. 그가 '부엌 팍 도사'를 찾았다. 그냥 무작정 팔아서 돈 벌기보단 도대체 고구마가 어떻게 좋은 건지 궁금해서다. 고구마 굽는 통에다가 고구마의 장점을 써 붙여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게 할 궁리다.

겨울철 고구마 피로해소 제격

△삼수 : 굽고, 찌고, 볶고……. 집에서 온갖 방법으로 조리를 해봐도 군고구마 장수가 구워주는 뜨거운 그 맛을 따라갈 순 없는 것 같아요. 이리저리 매만지다가 껍질을 벗기거나 반으로 툭 쪼갰을 때 나오는 샛노랗게 익은 속은 어찌나 달콤한지…….

△도사 : 어릴 적에는 혹시 그 고구마 굽는 통 안에 무언가 있을 거라고 의심도 했어. 흐흐. 요즘에는 다른 채소도 마찬가지이지만,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구마를 먹을 수가 있잖아. 내가 보기에는 고구마 통이 아니라 고구마 자체에 비밀이 있더군. 겨울철에는 몸이 찌뿌드드할 때가 잦잖아. 그저 탄수화물 덩어리라고 여겼는데, 이런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비타민이 고구마에는 다량 들어 있어. 더군다나 고구마의 비타민 C는 요리에 넣어도 80% 가까이 사라지지 않지.

군고구마 말고 호박고구마, 당근고구마는 알고 있나? 고구마의 단점이라면, 삼키면 속이 콱 막히기도 하는 그런 거잖아. 호박고구마 등은 이 점을 보완한 거지. 물이 많고 연해서 과일처럼 껍질째 먹어도 좋다고 해. 항암 치료 환자들이 식단 조정할 때 자주 밥상에 올리는 메뉴이지.

박다솔(45·가명) 씨는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 때문에 고민이 있다. 집 밖으로 자주 나가지도 않던 시어머니가 근래 산에 솔잎을 따고 주우러 다닌다고 한다. 새벽녘 꽁꽁 언 산길을 따라 걷는 시어머니에게 혹시 사고라도 생기는 건 아닐지 늘 걱정이다.

이맘때 딴 솔잎, 한 해 건강 보장

△다솔 : 도사님, 어쩌면 좋죠? 근데, 솔잎이 그렇게 좋은 건가요?

△도사 : 어머니가 뭘 알고 계신가 보네. 겨울에 딴 솔잎이 가장 좋다는 거 모르나? 영하 10℃까지 기온이 뚝 떨어져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면, 오히려 솔잎은 정말 좋아져. 추우면 소나무가 생리 작용이나 호흡을 거의 멈추는데, 이때 많은 성분이 솔잎에 가라앉게 된다는 거지. 햇볕을 쬐면, 활발한 광합성으로 성분도 들쭉날쭉 변할 수 있고, 맛도 떫어지고.

어머니께서 더 추워지기 전에 안전할 때 솔잎을 따서 내년 집안 건강도 거뜬히 책임질 모양일세. 따온 것은 영하로 차갑게 보관해야 해. 또, 솔잎은 적당히 먹는 게 좋아. 긴 기간 많이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치질이나 변비 등이 올 수도 있다니 말이야. 떫은맛 때문에 잘 못 먹는 사람은 콩이나 대추와 섞어서 즐기면 좋을 것 같아. 믹서에 솔잎이랑 대추 혹은 콩을 함께 넣고, 가루가 된 것을 그냥 먹어도 되고, 솔잎차나 주스로 마셔 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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