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주거 개량 사업에 밀려 살 곳 잃어박쥐집·자연친화 동굴 등 보금자리 찾아줘야
보통 박쥐 하면 동굴에서만 사는 줄 알았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고 손성원 교수의 <박쥐>란 책에 보면, 집박쥐는 인가 근처 처마 밑이나 건물의 벽 틈 같은 곳에 산다 하고, 동굴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어릴 적 기억을 돌려보니 초등학교 때 산청 할머니 댁에서 박쥐를 여러 번 보았다.
예전 인가 근처에 살던 박쥐는 요즘 보기 어렵다. 어른들에게 물어보니 초가집이 있을 때 아주 많았다고 한다. 손성원 교수의 글에서도 70년대 중반 초가집이나 기와집에서 수많은 박쥐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가옥 구조의 변화로 수많은 박쥐가 사라지고, 일부가 새로운 구조물에 적응하여 사는 모습을 우리가 보는 것이다. 집박쥐 말고 옛날 전통 가옥의 천장이나 처마 밑에 살던 안주애기박쥐, 굵은가락졸망박쥐, 서선졸망박쥐 따위 수많은 박쥐는 어떻게 되었을까?
몇 년 전에 한 여름날 집 앞 가로등불에 모인 수많은 벌레를 잡기 위해 날아다니던 박쥐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오광석 산청 신안초교 교사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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