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히딩크호'가 김도훈과 유상철을 투톱으로 내세워 첫 승을 노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3시45분(한국시간)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칼스버그컵대회 3·4위전에서 FIFA랭킹 10위인 남미의 강호파라과이와 맞붙는다.

이번 대회를 월드컵 준비단계로 삼고있는 히딩크 감독은 개인기가 뛰어난 파라과이를 상대로 4-4-2로 바뀐 새 포메이션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력과 기량을 시험하는 등 한국축구를 세밀히 파악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24일 노르웨이와의 데뷔전에서 다소 실망스런 경기내용을 보인 만큼 첫 승에 대한 의지도 엿볼 수 있다.



파라과이전은 한국의 `일자(一字)수비'가 노르웨이전에서 드러낸 문제점을 고치고 어느 정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심거리다. 파라과이는 `골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 등 현재 월드컵 남미예선에 출전중인 주전들이 대거 빠졌지만 발재간이 좋은 곤살레스와 중거리슛에 능한 모리니고 등 개인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다 실바·말도나도(이상 베네치아)·가빌란(뉴캐슬 유나이티드)은 일찍 유럽 빅리그에 진출해 기량을 쌓고 있는 20대 초반의 신예들이다.노르웨이전 패인을 개인기에서 찾은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파라과이가 한층 부담스러운 상대임에 틀림없어 수비보다는 공격에 더 다양한 변화를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6일 오후 실전훈련을 감안해 노르웨이전 후반 환상적인 터닝 발리슛을 동점골을 뽑은 김도훈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유상철이 중앙미드필더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서 각각 기용이 확정적.

허리에는 고종수와 박성배가 좌·우 날개로, 이영표와 박지성이 공·수간 연결고리로 선발 투입된다.

포백수비의 중앙에는 이민성과 홍명보가 기용되며 노르웨이전에서 일자수비에 대한 이해 부족과 판단 착오로 실점 위기를 허용한 김태영과 심재원 역시 선발로 나서 한번 더 기량 점검을 받는다.

최용수는 노르웨이전에서 위치 선정과 공간활용이 미덥지 못해 오른쪽 날개로 뛰었던 서정원과 중앙 미드필더 서동원과 함께 스타팅에서 제외됐다.

히딩크 감독은 “기술이 좋은 파라과이를 맞아 2002년 월드컵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선수들의 기용 폭을 넓힐 것”이라며 “4-4-2 기본전형은 유지하지만 상황변화에따라 전술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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