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동참 선언한 정부, 군 식량 '케밥'이나 드시게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실사단을 파견하는 등 파병에 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있죠. 그런데 정부의 이 같은 모습은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는 이웃 나라와 전혀 다른 행보랍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쌍수를 들고 환영하긴 했지만, 미국 내부에서 파병에 관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데요. 아프가니스탄도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답니다. 이명박 정부의 파병 결심이 의아할 수밖에 없죠.

정부가 아프간의 '재건'을 돕는다고는 했지만, 명분일 뿐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전쟁을 위해 발벗고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국제사회에 밝힌 것이죠. 전쟁에 동참할 자신이 있다는 정부를 위해 부엌팍 도사가 생뚱맞게도 추천 메뉴를 정했답니다.

△부엌팍 도사 : 우선, 케밥을 추천하지. 2002년 월드컵 4강에서 우리 선수들과 손을 맞잡고 운동장을 걸었던 터키 선수들도 떠오르는군. 케밥은 옛 터키 군대의 식량이기도 했지. 케밥을 잘 만들려면, 양고기·쇠고기·닭고기 등 사용할 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하는 것이 중요해. 이걸 막대기 같은 것에 꽂거나 감아서 불에 굽는 거지.

불 위에서 회전하는 바비큐이긴 한데, 통째가 아니라 여러 개로 나뉘어 굽힌다는 점이 다르지. 굽힌 고기는 여러 채소와 버무려 먹으면 돼. 산이나 들판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케밥은 유용했던 음식이었어. 고기 통째로 구울 때까지 기다려주는 상대편이 있겠나? 사활이 걸렸는데, 이른 시일 안에 전쟁을 끝내면 그만이지. 여러 조각으로 얇게 나눈 케밥 고기는 시간도 아꼈던 셈이야. 병사들이 고기를 굽고자 쓰던 칼 대신 가정에서는 쇠막대나 꼬챙이가 쓰이게 됐지.

덧붙이자면,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에 널리 퍼진 케밥이 그 종류만 200~300가지라는데, 이유가 뭘까? 이 지역 일대를 지배했던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왕이 식탁에 같은 음식을 올려선 안 된다고 했다네. 그래서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어. 기가 막힐 노릇이지. 우리 대통령은 밥상에 뭘, 몇 가지나 올릴까? 입맛은 어떨까? YS는 국수를 그렇게 잘 먹었다는데. 하하.

다음으론 못 먹는 사람도 간혹 있긴 하지만, 비싼 값을 자랑하는 회식 메뉴. 생선회야. 생선회를 일본어로 쓰면, '사시미(刺し身)'지. '몸을 찌르다'라는 뜻이야. 왜 이렇게 음식에 흉측한 이름을 달았을까? 14세기 일본은 무로마치시대였어. 이때부터 '사시미'라는 이름을 썼다고 해.

이 시기는 사무라이가 득세하던 때였지. 신분이 낮은 사무라이들이 주인이던 장군의 등에 칼을 꽂고, 자신이 지배자가 되는 시절이었지. 너무 비열했지. 생선회를 뜻하는 낱말에 좀 더 어울리는 '자르다(切)'라는 글자가 안 쓰이고, 계속 '찌르다(刺)'가 쓰이는 것도 이때 영향이 아주 컸어. 사무라이들은 '자르다(切)'가 '칼로 베다'라는 뜻의 '기루(切る)'를 떠오르게 한다고 금기로 삼았다고 해. 다시 말해 '배신'인 거지. 미국 뒤치다꺼리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배신당할 일은 없겠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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