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야' 노래 가사에 나오는 오동동은 마산 오동동이 맞을까?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노래에 나오는 오동잎은 왜 가을의 상징이 되었을까? 고스톱 똥광에 나오는 나뭇잎은 어떤 나무의 잎일까? 닭처럼 생긴 새는 무슨 새일까?

◇"오동추야 달이 밝아" =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 아니오 아니오 궂은비 오는 밤 낙숫물 소리/ 오동동 오동동 끊임이 없어 /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요// 동동 뜨는 뱃머리가 오동동이냐/ 사공의 뱃노래가 오동동이냐/ 아니오 아니오 멋쟁이 기생들 장구소리가/ 오동동 오동동 밤을 새우는/ 한량님들 밤 놀음이 오동동이요// 백팔염주 염불소리 오동동이냐/ 똑딱똑 목탁 소리 오동동이냐/ 아니오 아니오 속이고 떠나가신 야속한 님을/ 오동동 오동동 북을 울리며/ 정화수(井華水)에 공 들이는 오동동이요.('오동동 타령'. 황정자·들고양이 노래, 야인초 작사, 한복남 작곡)

오동동 타령을 부른 가수 황정자는 유명한 함안의 처녀뱃사공을 부른 가수이기도 하다. 50년대에 유행한 노래를 80년대에 들고양이가 다시 불러 아직도 많은 이들이 부르는 인기 가요다. 작사가 야인초 선생과 작곡가 한복남 선생의 일대기와 가수 황정자의 흔적을 찾아보면 마산 오동동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오동추는 오동 열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동추야(梧桐秋夜)는 '오동잎 떨어지는 가을밤'이란 뜻이다. 오동동(梧桐動)은 오동나무 잎이 흔들리고 떨어지거나 빗물이 오동잎에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오동동처럼 '동동'이 들어가는 노래 가사가 의외로 참 많다. 아으 동동(動動) 다리(연대 미상 고려가요), 동동구루모(구리마, 구리모, 화장품), 아싸가오리 동동구루모, 아리아리 동동 스리스리 동동, 아리랑 동동 스리랑 동동, 아주까리 동동(피마자 기름), 동동주처럼 우리는 쉽게 '동동'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오동동 타령의 오동동은 굳이 오동나무 잎의 움직임과 소리보다는 동동주 술타령, 오동잎에 떨어지는 빗물소리, 동동 뜨는 뱃머리, 사공의 뱃노래, 기생의 장구소리, 목탁소리, 염불소리 모두 오동동이라고 했다.

◇마산 오동동과 '오동동 타령' = 마산 오동동(午東洞)과 노래 오동동(梧桐動)은 한자가 다르다. 마산 오동동은 오동나무나 벽오동과도 관계가 없다. 마산 오동동은 1914년 행정구역 통합으로 동성·오산·상남리 일부가 합쳐져 오산과 동성의 이름 첫 글을 따서 오동리라 하여 마산부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 2006년 1월 9일 이일균 기자의 기사를 보면 마산 출신 무용가 김해랑(1915~69) 선생의 수제자 정민씨는 마산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오동동 권번에서 배출된 기생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가 '오동동타령'이라는 사실을 이 노래를 직접 부른 황정자, 황금심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했다. '오동동 타령'은 마산 오동동 기생들 삶이 맞다는 것이다. 사실 마산 오동동이냐 여수 오동도냐 하는 것은 별 논란거리도 안되는 듯 보인다. 여수 오동도는 동백이 중심 이미지이고 대부분의 노래가사와 사람들의 인식에 오동도 동백으로 뇌리에 꽂혀 있다. 하지만 마산만에 접한 마산 오동동의 지형이나, 일제 때부터 요정이 흥했던 오동동 주점의 역사를 보면 마산 오동동이 오동동 타령 노래의 무대라고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 이일균 기자의 지적이다.

오동나무 잎의 실제 모양. /김덕성 고성 철성고 교사 제공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 밤에 / 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뚜라미 우는소리 // 고요하게 흐르는 밤의 적막을 / 어이해서 너만은 싫다고 울어대나 / 그 마음 서러움은 가을바람 따라서 / 너의 마음 멀리멀리 띄어보네 주려무나.('오동잎' 최헌 노래)

오동동 타령에 비해서 최헌의 노래는 제목만 오동잎이고 사실 귀뚜라미 노래다. 그런데 오동나무는 보라색 꽃이 이쁜 오뉴월 봄이 더 이쁜데 왜 가을의 상징 나무가 되었을까?

◇똥 쌍피의 정체는? = 화투패 11월 똥은 똥이 아니라 오동나무다. 오동의 '동'이 강하게 발음되면서 '똥'으로 불리게 됐다. 똥광에 있는 새도 닭이 아니라 전설의 새 봉황이다. 한국 화투보다는 일본 화투짝 그림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오동나무도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벽오동나무다. 봉황은 대나무 열매만 먹고, 벽오동 나무에만 집을 짓는다고 한다.

단순화돼서 알아보기 어려운 한국화투 똥광.
오동나무 잎이 제대로 표현된 일본화투 똥광.
50년에서 100년이 되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대나무는 심각한 생존 위기를 맞으면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아마 대나무 잎만 먹는 팬더곰보다 더 일찍 멸종되어(?) 지금은 상상 속의 새, 신화 속의 새가 되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대통령 표창이나 대통령 상징도 봉황이었다. 지금은 봉황무늬를 쓰지 않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의 문장도 봉황이었고 일본 왕실도 상징은 용이 아니고 봉황이다. 굳이 황제인 용이 높고 봉황는 낮은 계급이라 해석하기보다는 곰족이나 호랑이족 그리고 용족과 봉황족처럼 숭배하는 동물과 상상의 동물이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왜 집 울타리에 벽오동 심어 놓고 봉황이 오기를 기다렸을까? 서당이나 선비네 집 마당에는 쉽게 이해가 가지만 여염집 아낙네의 노래에 왜 봉황이 많이 나올까? 우리 주위에는 오동나무 종류가 몇 종류가 있는데 어떻게 다를까? 왜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소나무를 심었을까? 우리 지역에는 오동나무나 봉황을 기다리며 지은 마을 이름이 어떤 것이 있을까?

/정대수(진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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