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의 가장 으뜸이 도꼬마리가 아닐까 하는데요. 쇠무릎, 도깨비바늘, 도꼬마리, 진득찰 같은 풀들은 꽃이 예쁘지 않습니다. 녹황색이거나 작고 미미한 꽃잎이 달려 있어 꽃을 피우는 식물이라는 생각이 안 들 때가 많은데요. 가을 숲에 들어가면 옷에 가득 풀씨들이 달려 나옵니다. 주로 동물의 몸에 붙어서 번식을 시도하는 풀들의 씨앗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종류의 풀들은 예쁜 꽃을 피울 필요가 없습니다. 번식 수단이 벌 나비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섶에 주로 잘 자랍니다. 개울가나 길가에서 흔하디흔해서 개똥밭 굴러다니는 잡초로 분류되던 풀들이 가장 생명력이 강할 뿐더러 우리에게 좋은 약재로 쓰이는 풀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도꼬마리도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으뜸인데요.
특히 열매는 '창이자'라 하여 가장 좋은 부위인데요. 고슴도치 털 같은 갈고리들을 불에 그을려 잘 마모시킨 뒤 볶아 가루 내어 물에 타서 콧속을 씻어내면 비염과 축농증에 뛰어난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그 물로 양치도 하고 잎과 함께 달여 마시면 술도 끊을 수 있다는데요. 도꼬마리 달인 물을 마시면 술맛이 떨어지고 술독도 모두 풀어져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씨앗 몇 홉을 물에 넣고 푹 달여 하루 세 번 마시거나 열매 분말로 환을 지어 먹으면 중풍을 치료하기도 한답니다.
/박덕선(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
박덕선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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