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매립 해양신도시…177만 4000㎡ 메워 대규모 아파트 건립

지난 9월 9일 마산발전협의회에서 마산만 해양신도시 조성 계획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토론회에는 400여 명의 마산시민들이 참석하여 시종 진지한 분위기로 마산만 매립 해양신도시 조성 사업에 대한 발제와 토론에 참여하였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하지만 토론을 한 이후 마산시는 답이 없습니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마산만 매립 해양신도시조성계획 반대 서명을 진행하고 있지만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시민단체는 이번 10월 말까지 시민들 서명을 받아 마산시와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11월 착공 예정인 마산만 매립 해양신도시조성계획, 1만 가구 아파트 건축 = 마산시는 2009년 11월 해양신도시 조성 마산만 매립 물막이 공사(매립 경계 지점 호안공사)를 착수할 계획입니다. 매립 면적이 무려 177만4000㎡이며 해안선 길이는 2km에 이릅니다. 매립지에는 아파트, 상점, 사무실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지금 마산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2003년 43만, 2005년 42만, 2007년 41만까지 줄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바다를 매립하고 그 위에다 1만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를 신축하는 일은 마산시 경제를 더욱 침체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마산만 매립 해양신도시 조감도.
지금도 마산시에서는 신축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파크, 한일합성 태영, 벽산 블루밍이 그렇고 옛 한국철강 터 부영아파트 건립 계획은 미분양을 우려하여 아예 서두르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아파트 미분양 사태로 말미암아 지역에 오래 살아온 서민들이 스스로의 보금자리를 새롭게 지어 구성해 보겠다는 48개 재개발사업 역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산시 바람길을 가로 막는 마산해양신도시 = 마산만 177만4000㎡를 매립하여 해안선 길이 2km에 걸처 형성되는 해양신도시는 바로 마산시와 마산만 사이에 놓이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이 됩니다.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바라본 마산은 이미 거대한 콘크리트 막대기가 빽빽하게 꽂혀 있는 죽음의 도시로 보이고 있습니다. 마산시민들은 수십층 높이의 아파트에 갇혀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마산만의 상쾌한 바람과 무학산의 시원한 바람을 마실 수 없게 되며 후덥지근한 열기에 갇혀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미 바닷가 매립지에 들어선 아파트와 상가 같은 이런저런 건물들 때문에 마산 도심은 이미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도 바다를 볼 수 없는 이상한 도시가 돼 있습니다. 여기에 해양신도시 건설이 추가되면 결과가 어떻게 될는지 누가 뻔한 노릇이 아니겠습니까.

◇되살아난 마산만은 향후 마산시의 발전 동력 = 1970년 전후로 마산만 연안도시인 마산시와 진해시와 창원시는 일제히 바다를 매립하여 공장을 짓고 아파트를 지어 도시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30년도 채 안돼 한국철강과 한일합섬 등 마산만을 오염시키고 토양까지 더럽혔던 많은 공장들은 마산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해서 바다가 오염되고 바다에서 생명이 사라지자 시민들의 삶도 활력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올 봄에 시민과 아이들은 마산만 갯벌에서 조개를 캤습니다. 40년남짓만에 우리 아이들의 손이 마산만 갯벌 깊숙히 들어가 우럭조개와 바지락을 잡았습니다. 신기하고도 즐거운 아이들의 탄성이 갯벌에 울려퍼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즐거운 탄성이 되살아난 곳 마산만을 다시 죽이는 매립은 더 이상 안됩니다.

다시 살아난 숭어떼가 뛰어 오르는 마산 바다. 해양신도시는 이런 바다를 매립한 위에 들어선다. /경남도민일보 DB
그런데 마산만 매립 해양신도시 조성 계획은 마산만에서 마산시 바다를 없어지게 하고 배가 다니는 항로만 남게 합니다. 바다를 살려봐야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바다 공간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마산만은 항만으로서 뱃길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바다 밑을 준설합니다. 따라서 사람이 쉽게 다가갈 수도 없고 바다 생물 또한 서식이 어려워집니다.

더 큰 문제는, 마산만에서 행정 구역상 마산 바다가 다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마산시의 미래 활로는 해양휴양도시에 있다고 합니다. 마산시를 바다 매립, 공장 건립, 아파트 건축과 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도시에서 해양휴양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합니다. 동력은 살아 있는 깨끗한 수질과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마산만일 것입니다. 항로와 항구만 남는 바다는 아닐 것입니다.

/임희자(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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