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사진설명 실수‘신뢰’떨어뜨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고승하)는 지난 10일 본사 3층 회의실에서 평가회를 갖고 지난 8월 한달간의 지면에 대한 평가의견 및 개선권고안을 확정했다.

   
 
 
이에 본보는 이날 지면평가위원회가 채택한 평가보고서를 가감없이 독자에게 공개함으로써 더욱 올바른 신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 기사문장에 대한 권고
△연합뉴스를 받아 쓴 정치기사의 경우 ‘시사했다’‘내비췄다’는 식의 의중을 드러내는 표현이 지나치게 많다. 사람의 마음 속이라는 것은 그 속에 들어가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표현을 마구 쓰는 것은 기사를 ‘사실’이 아닌 ‘소설’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올해 들어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기사 중 ‘애로사항’이라는 단어를 쓴 기사는 23개에 이른다. ‘애로(아주 좁은 길)’와 ‘사항’(표에서 한 분류나 항목을 말하는 것)을 합친 이 말은 그냥 ‘어려움’으로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로사항’과 같은 단어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군인출신 관료들이 기안서에서 군대 용어를 마구 씀으로써 행정용어로 굳어졌고, 그것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언론까지 오염시킨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문이란 논조만 개혁적일 뿐 아니라, 이런 잘못된 말글까지도 바로잡는 신문이어야 한다. 따라서 <경남도민일보>가 먼저 기사용어 가려쓰기에 앞장선 뒤, 공문서 행정용어 바꾸기 운동을 벌일 것을 권고한다. 법원의 판결문도 마찬가지다. 특히 다가올 한글날에 맞춰 도내 행정기관에서 생산된 공문서의 잘못된 용어들을 찾아 지적하는 기획도 필요하다. 또 정부에서 법률용어를 쉬운 말로 고치는 방침을 발표해놓고도 시행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문제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신문의 특성상 엄격하게 띄어쓰기를 하기가 어렵다 하더라도 가끔 너무 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또 오.탈자도 자주 눈에 띈다.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

◇정정과 사과에 대한 권고
△8월 16일자 1면 ‘영호남 화합 수영 7살짜리 떼죽음’=‘떼죽음’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독자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 눈에 띄게 제목을 뽑는 건 좋으나 선정성이 지나쳐 위험하게 보인다. 특히 아이들 4명이 숨진 것을 ‘떼죽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적절한 제목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지면을 통한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가 없었다. 도민일보마저 사과나 정정에 인색한 신문으로 인식될까 두렵다.

◇사회.시군뉴스
△8월 9일자 19면 ‘지자체 홈페이지게시판 ‘큰돈번다’ 네티즌 유혹’=인터넷에 올라온 광고성 글을 찾아 세세하게 그 내용을 소개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이로인해 어떤 피해를 입게 되는지에 대한 사례가 없어 취재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상만 전달하기보다는 피해사례를 찾아서 소개해야 의미가 살아날 수 있는 기사였다.
△8월 1일자 16면 ‘창녕 우포늪 가치 560억’=아주 흐린 사진을 엄청 크게 썼는데, 사진에는 가시연꽃 군락만 보였다. 그런데 그 아래 사진설명에는 ‘자라풀 등 각종 습지 동식물’이라고 돼 있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자라풀은커녕 다른 동식물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8월 25일자 17면 ‘하동 황코스모스길 관광객 눈길’=사진에 나온 꽃은 황코스모스가 아니라 ‘금계국’이 맞다. 이는 이영로 박사의 <한국식물도감>에서 확인한 것이다. 꽃에 대한 실수가 너무 잦고, 사진설명 틀리는 것도 너무 많다. 이런 모든 것이 도민일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8월 21일자 1면 ‘경남지역 교사 53% 자립형 사립고 반대’=찬성이 25%였고, 반대가 53%였는데, 반대 53%만 제목에 내놓으니 마치 찬성하는 사람도 47%쯤 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웠다. 도민일보가 줄곧 자립형 사립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와 논설을 써왔는데, 이날 기사는 그런 기사의 논조와 상반되는 느낌이 들었다.
△8월 15일자 19면 ‘의사마저 성매매라니 충격’=부제목의 ‘시민들 사회지도층이 이럴 수 있나 개탄’에서 ‘사회지도층’이라는 표현이 거슬렸다. 누가 의사에게 사회지도층이라는 이름을 선사했나. 사회‘주도층’은 있을지언정 ‘지도층’은 없다.
△8월 11일자 18면 ‘도내 공무원 근무평정 기준미비.정실 등이 문제’=마산시청 공무원이 쓴 논문을 소개하는 기사였는데, 이 문제는 자체적인 취재를 통해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주5일제 근무에 대한 논점을 확실히 할 필요 있다. 연합기사만 받아 쓸 게 아니라, 기자가 기획을 통해 지역 노동자들의 입장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마창지역은 노동자의 도시가 아닌가.

◇경 제
△8월 1일자 6면에 백화점의 동식물 표본 전시 사진이 실렸다. 연합뉴스 제공사진이었는데, “어린이들이 살아있는 장수풍뎅이를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이 사진은 핀에 꽂혀 있는 나비 표본이었다. ‘살아있는 장수풍뎅이’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이 날짜 다른 신문에는 사진설명이 고쳐져 나왔다.
△항상 나오는 이야기지만 백화점을 홍보해주는 듯한 기사가 너무 잦다.

◇여 론
△8월 11일자 10면 사이버여론브리핑=통영 불법변태노래방 단속이 눈가리고 아웅식이라는 노래방 아르바이트 학생의 글이 소개됐다. 공무원이 나와 ‘미시’가 있는지만 묻고 갔으며, 노래방 업주들이 단속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단속의 문제를 지적하는 후속기사가 당연히 나왔어야 하는데, 오히려 13일자에는 주부 접대부가 400여명으로 추산된다는 통영시의 보도자료 기사가 나왔다. 여론브리핑에 거론된 형식적인 단속이 이 보도자료를 내기위한 것이었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달의 좋은 기사
△박정희 부장이 매주 목요일에 쓰는 서평과 책소개 기사가 날로 깊이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8월 9일자 문화면에 진영원 기자가 쓴 옷 수선가게를 소개하는 기사가 워낙 꼼꼼하여 여성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추천작으로 올랐다. △또 8월 20일자 이태관 기자가 쓴 ‘낮잠자는 관광정책’을 꼬집은 기사도 유용했다. 특히 관광안내판의 경우 각 지방마다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다르고, 경남 안에서도 남해와 고성.거제가 다르다. 잘된 지역과 잘못된 지역을 비교하여 짚어주는 취재가 뒤따랐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와 함께 △8월 27일자에 단독 보도된 마산5부두 수중고철 관련기사와 그 후속기사는 마산만 오염의 근원과 그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게 해준 완벽한 특종이었다. 이 기사는 특히 기업의 부도덕성을 시민에게 알리고, 관계당국의 직무유기를 고발했으며 결국 수중고철을 모두 수거하게 하는 성과를 낳았다. 그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해양청간 비공개간담회의 문제점을 꼬집은 것도 적절했다고 본다.
지면평가위는 이상의 좋은 기사를 심의한 결과 마산5부두 수중고철 관련 기사(임용일.정성인 기자)를 8월의 좋은 기사로 선정했다. 이후로도 <경남도민일보>가 마산만을 살리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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