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억제·간경화·천식 치료에 효과
산 숲을 헤매다보면 오미자 덩굴을 만나서 횡재할 때도 있고 산머루 덩굴 아래서 입술이 까맣도록 열매를 따먹다보면 짧아진 해가 뉘엿거리던 초가을 산숲이 그리워집니다. 산이든 들판이든 나가기만 하면 풍성하게 간식거리를 제공해주던 자연의 공간에서 자란 나는 옛날의 그 향수 때문에 곧잘 풀숲을 헤치곤 합니다. 마을 어귀 담벼락에 늘어진 구기자 열매도 빨갛게 익고 텃밭 가에 까마중 열매도 익어 떨어집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은 보물을 가득 숨기고 기다립니다.
옛 전설에 노래 잘 부르던 소녀 꽈리가 이웃의 시기로 죽어서 핀 꽃이라는 이 꽈리는 가짓과의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6~7월에 하얗고 작은 꽃이 피었다가 9월이면 열매가 익습니다. 주로 텃밭이나 담장가, 화단 같은 데 많이 심어서 관상도 하고 약재로도 썼다는데요. 한방과 민간에서는 전초를 산장초(酸裝草)라하며 해열.
"꽈르륵 꽈르륵". 이맘때면 책보 메고 학교 가는 아이들의 입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나곤 했지요. 요즘의 아이들은 산과 들이 자기들을 해치는 벌레들이 가득한 무서운 공간으로 기억합니다. 한 번쯤 아이 손잡고 꽈리 만들어 불며 논둑길 걸어보는 가을날 어떠신지요?
/박덕선(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
박덕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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