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반갑지 않은 신종플루라는 손님이 찾아와 국민을 걱정에 잠기게 하고 있다. 감기의 일종이라 환절기인 요즘 특히 걱정이 더해지는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과 더불어 스스로 면역력을 높여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예로부터 자양강장과 면역증대 등 몸을 보하는 기능이 있는 대표적인 식품을 고르라면, 인삼이다.

우리 고유의 인삼 이름은 '심'으로 어원이나 사용 연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동의보감(東醫寶鑑)> 등 의학서에 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상용 명칭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삼을 재배지역에 따라 분류해 보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북위 30~48도인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려인삼, 미국이나 캐나다의 북미지역에서 생산되는 화기삼, 중국에서 생산되는 전칠삼, 일본에서 생산되는 죽절삼 등이 있다.

가공 방법에 따라선 수확 후 가공하지 아니한 생삼인 수삼, 4~6년근 수삼을 원료로 껍질을 살짝 벗겨 내고 그대로 햇볕에 건조하거나 또는 60℃ 이하로 열풍 건조해 보존성을 높인 백삼, 수삼을 장기 보존하려고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증기에 쪄서 건조한 담황갈색 또는 담적갈색 홍삼이 있다.

재배방법으로는 인삼밭에서 기른 인삼(재배삼), 인삼씨를 깊은 산중에 뿌려 자연 재배한 장뇌삼, 깊은 산속에 자생하는 산삼으로 나뉜다.

인삼의 대표 성분은 인삼사포닌으로 고려인삼에서 총 29종이 밝혀져 있는데, 고려인삼의 효능이 더 우수한 것도 이 사포닌 성분이 타지역 산보다 다양하게 함유돼 있어서다. 전분함량은 60~70% 정도, 각종 유기산과 2% 정도의 지용성 성분, 아스파르트산을 포함한 16종 아미노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인삼은 중국 최고(最古)의 약리서인 <신농본초경>에 기록된 생약 중 수명을 연장하며 전혀 독이 없고 아무리 많이 복용해도 인체에 해가 없는 상품약(上品藥)의 첫 번째로 분류되어 있다.

우리나라 한약처방서인 <방약합편(方藥合編)>의 467개 처방 중에도 인삼이 혼합된 처방은 132개에 달해 인삼이 예로부터 효능을 인정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근대 과학적 연구 결과로 규명된 인삼의 효능은 혈소판 응집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혈전증 예방, 간세포 재생과 간 기능 회복 촉진, 암세포 성장 억제, 학습 활동과 기억력 증진, 항스트레스와 항피로 효과가 있다.

백삼이나 홍삼은 대추 등을 넣어 달여 먹고, 수삼은 우유, 꿀, 요구르트 등과 같이 갈아서 생즙으로 먹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크기가 적은 미삼은 고추장으로 버무려 생채로 즐길 수 있고, 튀김으로도 적당하다.

   

채 썬 수삼·대추와 꿀·레몬즙으로 버무린 '수삼무침', 채 썬 채소·닭고기·겨자소스를 곁들인 '수삼닭고기냉채', 쌈무나 밀전병(얇은 밀가루 전)에 채소와 함께 싸서 먹는 요리 등은 인삼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다. 설탕 시럽과 레몬즙, 수삼을 갈아서 살짝 얼려 만든 '수삼셔벗(sherbet)'은 좋은 간식이 된다.

/신정혜(재단법인 남해마늘연구소 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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