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잘 띄지 않는 짐승 = 산과 들을 걸으면 많은 동물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곤충이나 새 따위입니다. 다른 동물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둘레에서 많이 사는 산짐승과 들짐승으로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족제비, 삵 따위를 들 수 있습니다. 밤에 먹이 활동을 하고, 낮에는 숨어 있기 때문에 쉽게 만날 수 없기도 하지만, 사람이 다가가면 곧 알아차리고 숨거나 달아납니다.

산짐승 주로 밤에 활동해 못만나

◇흔적으로 만나는 짐승 = 쉽게 만날 수 없는 짐승이지만, 흔적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산과 들의 무른 땅에는 발자국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짐승이 눈 똥을 잘 살펴보면 무엇을 먹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머무르면서 먹이를 먹거나 영역 표시를 한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보금자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더 많은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살쾡이로 불리기도 하는 삵은 산과 들에 난 길 위에 똥을 눕니다. 마치 영역을 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서너 토막이 길게 이어진 똥을 헤집어 보면 소화되지 못한 뼈와 털이 많이 보이는데, 쥐나 새를 많이 잡아먹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눈 지 오래되어 마른 삵 똥(창녕 남지읍 아지리), 무른 땅에 찍힌 삵 발자국(울산 정족산 무제치늪), 삵 똥에서 나온 소화되지 못한 뼈와 털(김해 진영 봉화산), 강가 무른 땅에 찍힌 중대백로 발자국(산청 경호강)
너구리는 한 곳에서 똥을 눕니다. 오래된 것 위에 새로 눈 것이 쌓여 무더기가 됩니다. 잡식을 하기 때문에 씨앗이나 뼈, 곤충이 섞여 있을 때가 많습니다.

멧토끼와 고라니는 동그란 똥을 눕니다. 멧토끼는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보금자리 가까운 곳에서는 똥을 누지 않습니다. 고라니는 동그란 똥이 뭉쳐서 덩어리로 된 것을 누기도 합니다.

길 위에 배설하는 삵 '영역 표시'

◇조금씩 더 사라지는 짐승 흔적 = 짐승을 바로 볼 수 없어도 여러 가지 흔적을 통해 사는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과 들을 비롯한 자연이 파헤쳐져 여러 짐승뿐 아니라 흔적도 같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조금씩 더 짐승을 만나기가 어려워집니다.

   
 
온갖 짐승을 쉽게 보기 위해 동물원을 만듭니다. 창살에 갇힌 짐승을 살펴보는 것과 자연에서 흔적을 찾아가며 온몸으로 느끼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더 즐겁고 바람직할까요?

온갖 짐승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우리가 모두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사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박성현(우포생태교육원 파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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