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한 바람이 목 깃을 파고드는 가을. 추어탕의 계절이 돌아왔다. 미꾸라지 '추(鰍)' 자는 고기 '어(魚)'와 가을 '추(秋)'가 합쳐 이루어진 글자다. 말 그대로 가을철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맛이 나는 추어탕은 단백질, 칼슘, 무기질이 풍부하다. 초가을에 먹으면, 더위로 잃은 원기를 회복시켜준다. 양질의 단백질이 주된 성분이어서 피부를 튼튼하게 보호하고, 세균 저항력을 높이며, 고혈압, 동맥경화, 비만증 환자에게도 좋다.

추어탕은 지역마다 끓이는 방법이 달라 맛도 제각각이다. 경상도식은 미꾸라지를 삶아 으깨어 풋배추, 토란대, 부추 등을 넣고 끓이다 파, 마늘, 고추, 방아잎, 산초를 넣는다. 전라도식은 경상도처럼 끓이면서 된장, 파, 들깨즙을 넣어 농도 있게 끓이고 산초를 넣어 매운맛을 낸다.

서울식은 사골과 내장을 끓인 국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삶아 놓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이는데, 추어탕과 구별해 '추탕'이라고 한다. 강원도 원주식은 특이하게 고추장으로 국물 맛을 낸다.

미꾸라지에는 단백질이 20%나 되고, 칼슘, 철, 비타민 A·B·D가 풍부해 추어탕은 영양식으로도 손꼽힌다. 또한, 속을 덥게 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빨리 깨게 해주며 갈증을 풀어 주기 때문에 애주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한 끼 음식이다.

◇추어탕 만들어볼까? (집에서 추어탕 끓이기)

△준비물 : (3∼4인분 기준) 미꾸라지 400g, 삶은 우거지 200g, 고사리 50g, 숙주 150g, 풋고추·붉은 고추·매운 고추 3개, 대파·마늘 3쪽, 된장·고춧가루 각 2큰술, 후추, 생강, 방아잎, 제피가루(산초) 약간.

△만드는 법

1. 미꾸라지에 굵은 소금을 뿌려 해감(물 속에서 흙과 유기물이 썩어 생기는 냄새 나는 찌꺼기)을 제거하고 헹궈 물에 넣고 된장을 풀고 푹 삶는다.

2. 우거지, 숙주, 고사리는 삶아 깨끗이 손질해 썰어 놓고, 대파, 풋고추, 매운 고추도 잘게 썰어 준비한다.

3. 미꾸라지는 푹 고아 체에 내려 뼈를 추린다. (경상도 방식)

4. 삶은 국물에 미꾸라지와 함께 우거지, 고사리를 넣고, 고춧가루, 마늘, 생강, 대파, 풋고추, 붉은 고추 등을 넣어 푹 끓인다.

5. 마지막으로 대파를 넣고, 걸쭉하게 끓여 간을 한다. 기호에 따라 방아잎, 산초가루를 적당히 넣고 그릇에 담아낸다.

   

※포인트 : 씻을 때 양파 주머니에 미꾸라지를 넣어 왕소금 한 줌을 넣고, 2~3분 두었다가 문질러 주면 쉽게 거품도 빠지고 깨끗이 된다. 추어탕은 많은 양을 한 솥에 넣고, 오래 끓일수록 진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허정주(LG아워홈 조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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