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색다른 맛, 손영환비빔국수 창원점

창원 상남중학교 근처에 있는 '손영환비빔국수'에 들어섰다. 비빔국수 맛있게 먹는 방법이 적혀 있다. '국수를 충분히 비빈 다음 채소와 면을 함께 집어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당연해 보이는 이 말은 국수를 시켜놓고 보니 정확히 이해됐다. 백김치, 오이, 양파, 적채(붉은 양배추), 치커리, 배, 깨, 참기름 등 9가지 재료가 국수 위에 얹는 고명이다. 붉은 양념과 하얗게 놓인 채소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비빔국수 맛은 채소와 양념, 그리고 면까지 함께해야 알 수 있다. 특히, 면과 채소를 곁들이면 특유한 맛이 배가된다. 면은 얼음물에 여러 차례 헹궈 내놓는다. 쫄깃함을 살리기 위해서다. 살얼음을 띄우지 않았음에도 면이 냉면의 메밀 면처럼 시원한 이유다.

직접 담근 백김치 함께 곁들여야 제 맛


직접 담그는 백김치는 4~5개월 냉장 숙성된다. 백김치만 먹었을 때에는 약간은 짜면서 씁쓰름하지만, 면에 싸거나 올려 먹으면 간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양념에도 비법이 있다. 붉은 양념 역시 냉장 숙성 과정을 거친다. 적당한 매콤함이 백김치와 면이 어울린 맛을 더욱 살린다. 과일과 채소를 자연 발효해 만든 소스(양념)를 쓴다. 이는 가장 내세우는 특징이다. 덜 자극적이라 젖산균이 풍부한 건강식이며, 보통 해먹는 비빔국수의 양념과는 차별된다.

석승용(37) 대표는 양념에 무엇보다 온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숙성되는 온도에 따라 맛도 차이 납니다. 온도는 양념 맛과 향을 좌지우지하죠. 신경 쓸 수밖에 없어요." 양념에는 오이, 양파, 사과 등을 기본으로 10가지 이상 재료가 들어간다. 고추장과 설탕 등을 쓰는 보통 비빔국수의 양념에는 국물이 거의 없지만, 국물이 적당히 있고 고유의 향도 있는 듯했다.

10가지 이상 재료 양념 '냉장 숙성 과정'이 비법

양념은 연구를 통해 2년 전 개발됐다. 부산 본점에 있는 선배의 도움으로 석 대표는 새로운 비빔국수 맛을 전하는 데 함께하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국수 마니아라면, 특이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 집 비빔국수를 꼭 한 번 맛봐야 할 것 같다.

"양념 맛과 향을 꾸준히 유지하고 관리하는 게 어려워요. 기복이 심하면, 손님들도 당연히 싫어하잖아요. 앞으로도 공을 들여야 합니다."

포장(5000원)도 가능하다. 가격은 비빔국수 보통 4000원·곱빼기 5000원. 창원 상남동 56-11번지(상남중학교 앞). 055-275-8444.

◇오! 옛날 그맛, 깔끔한 삼원국수

8평(26㎡) 정도 공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드나든다. 국수를 먹기 위해서다. 창원 상남동에는 상남시장을 빼면, 유흥주점이나 규모가 꽤 큰 음식점이 대부분인 줄 알았다. '삼원국수'는 이미 아는 사람도 많지만, 다소 뜻밖의 발견(?)이었다.

2500원. 시장통 국수도 아닌데, 국수치곤 상대적으로 싼값에 놀랐다. 냉국수를 시켰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꼭 집에서 해먹을 때 맛이라고 느꼈다. 비빔국수 또한 매콤함이 왠지 익숙하다.

또 한 번 놀란 건 국숫집에는 남자 사장 혼자서 일하고 있어서다. "여름철 한창 바쁠 때에는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평상시 늘 혼자서 합니다. 국숫집이 아닌 다른 밥집은 절대 혼자서 할 수가 없죠." 국수 맛이 전철수(46) 사장의 손에서 나온 걸까?

싼 값에 놀라고 익숙한 맛에 또 놀란다

"손재주가 있는 건 아니고요. 우리 집 국수는 손맛이 아닙니다. 그저 좋은 재료를 쓰는 거죠." 비법이라 할 만한 건 국물밖에 없다고 했다. 멸치와 다포리(멸치와 비슷한데 조금 큰 생선)를 최대한 건조해 우려낸 국물이다.

깔끔한 국물을 좀 더 매콤하게 먹으려면, 땡초(청양고추)를 곁들이면 된다. 김과 부추가 약간 들어가고, 양념장도 넣어서 내놓는다.

장사한 지 5년이 넘었다. 처음 1500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2500원이 됐다. 2000원으로 유지하다가 지난해 밀가루 값이 폭등했을 때 재료비가 2배로 뛰어 어쩔 수 없이 올렸다. 상남동 일대를 오가면서 바쁜 일 때문에 제때 식사를 못해 끼니 거른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국물 맛에 주력 변함없는 서민음식 재현

"일하다가 먹는 새참으로, 결혼식이나 행사 때 삶아 먹는 잔치국수로 국수는 가장 대중적인, 서민 음식 아닙니까." 주차장도 없고 빼어난 서비스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포장마차처럼 계속 장사하려는 생각이다.

뭔가 자꾸 개발하거나 유행에 따라가려는 시도 또한 없을 거라고 했다. "사실, 국수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많이 타죠. 겨울에는 매출도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국수 말고 다른 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자신 있는 국물 맛으로 오시는 손님들 맞이하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옛날 생각에 한번 먹어보는 국수로 남길 바랍니다."

국수 2500원, 냉국수·비빔국수 3000원. 곱빼기 500원 추가. 창원 상남동 12-1번지(삼원회관 1층). 055-262-7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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