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며느리도 없이 1년에 서른번이 넘는 제사를 치러야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 사당에 있는 조상들께 문안인사를 들이는 3부자가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 전통종가는 어떤 의미인가· 전통종가의 위엄은 사라지고 쇠락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종손의 책임과 그들이 느끼는 갈등은 무엇인가·

퇴계 탄생인 500주년을 맞아 에서는 26일 오후 11시 5분 설날특집으로 ‘퇴계종손 3부자전’을 방영, 퇴계 15대 종손 3부자를 중심으로 우리 시대의 종가문화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다.

조선 중기 퇴계 이황선생은 도산서원을 세우고 그의 학덕을 사모하여 모여드는 문인들을 가르치며 성리학의 연구와 저술에 몰두하였다. 벼슬을 마다하고 은둔생활을 하면서 이기이원론으로 성리학의 한 맥을 이루었던 퇴계 이황.

그후로 500년 안동군 진성이씨 퇴계 종택에는 퇴계 종손 3대가 살고 있다. 종손인 93세 이동은씨는 아직까지도 아침이면 사당에 가서 도포를 입고 문안인사를 들이고 교직에서 은퇴한 차종손 70세 이근필씨는 10년전 부인과 사별했지만 종부에 대한 문중의 기대가 높아 재혼도 못하고 쓸쓸히 종택을 지킨다. 차차종손 27세 이치억씨는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학원강사를 하지만 도시에서도 멀리 떨어진 종택에 들어와 이렇게 3부자를 이룬다. 요즘 이들의 걱정은 차차종손 이치억씨의 결혼. 봉제사만 15번을 해야 하는 종가에 시집을 오고 싶어하는 처자는 요즘시대에 없기 때문이다.

종손은 어릴 때부터 특별대접을 받고 특히 큰조상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크지만 현대사회에서 종가의 종손은 점점 퇴락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3부자를 통해 전통사회에서 종가는 어떠한 역할을 했으며 현대사회에서 종가의 위상은 어떠한지 살펴본다.

특히 양력 1월1일 새벽 1시, 전통양식 그대로 15대를 이어온 퇴계 이황선생의 탄생 500주년 제사가 공개돼 종가와 종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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