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달리기를 가장 잘하는 선수는? 갯벌 위를 달리는 것도 잘하고, 헤엄도 잘치고, 급할 때는 물 위를 뛰어가기까지 하는 갯벌의 만능 스포츠맨 말뚝망둥어.

말뚝망둥어는 지역에 따라 말뚝고기, 나는망둥어, 나는문절이 등으로도 불리는데 갯벌에 사는 새우 같은 동물을 잡아먹고 산다. 눈이 튀어나와 있어 보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튀어 나온 눈은 좌우가 따로 움직이는데, 하늘과 물 속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좀 친해져볼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면 재빠르게 도망가는 이유가 눈의 비밀에 있었던 모양이다.

만능 스포츠맨이란 별명답게 진흙 위에서도 자유자재로 생활할 수 있고, 물 속에서도 몇 시간씩 지낼 수가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다리처럼 사용하며 갯벌 위를 기거나 뛰어다니기도 하고, 물 위를 껑충껑충 뛰어 도망가기도 한다.

말뚝망둥어.
갯벌에서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던 말뚝망둥어도 밀물이 되면 갯가 바위로 올라가거나 갯벌에 박혀 있는 말뚝 근처에 붙어 앉아 휴식을 한다. 그래서 말뚝망둥어로 불리게 된 것이다.

말뚝망둥어와 비슷한 갯벌 생물로는 짱뚱어·망둥어를 들 수 있다. 짱뚱어는 생김새나 사는 곳이 말뚝망둥어와 거의 비슷하나 종은 다르다. 길이도 말뚝망둥어보다 크고 갯벌에 굴을 파고 살며, 썰물 때 진흙 위를 기어다닌다. 순천만에 가면 짱뚱어 사냥을 하는 주민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짱뚱어 탕도 인기 있는 메뉴로 소개된다.

   
 
 
망둥어는 흔히 운저리, 문조리, 꼬시래기 등으로 불리는 문절망둑을 비롯한 50가지에 달하는 망둥어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망둥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물고기라고 하는데 서해안이나 남해안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간단하게 낚을 수 있다.

그런데 갯벌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다. 간척과 매립으로 갯벌 감소 면적이 해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머지 않아 갯벌에 뛰노는 말뚝망둥어, 짱뚱어들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번 주말에는 앙증맞게 놀고 있는 말뚝망둥어, 짱뚱어 구경이나 가야겠다.

/윤병렬(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사천 교사 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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