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망둥어는 지역에 따라 말뚝고기, 나는망둥어, 나는문절이 등으로도 불리는데 갯벌에 사는 새우 같은 동물을 잡아먹고 산다. 눈이 튀어나와 있어 보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튀어 나온 눈은 좌우가 따로 움직이는데, 하늘과 물 속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좀 친해져볼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면 재빠르게 도망가는 이유가 눈의 비밀에 있었던 모양이다.
만능 스포츠맨이란 별명답게 진흙 위에서도 자유자재로 생활할 수 있고, 물 속에서도 몇 시간씩 지낼 수가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다리처럼 사용하며 갯벌 위를 기거나 뛰어다니기도 하고, 물 위를 껑충껑충 뛰어 도망가기도 한다.
말뚝망둥어와 비슷한 갯벌 생물로는 짱뚱어·망둥어를 들 수 있다. 짱뚱어는 생김새나 사는 곳이 말뚝망둥어와 거의 비슷하나 종은 다르다. 길이도 말뚝망둥어보다 크고 갯벌에 굴을 파고 살며, 썰물 때 진흙 위를 기어다닌다. 순천만에 가면 짱뚱어 사냥을 하는 주민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짱뚱어 탕도 인기 있는 메뉴로 소개된다.
그런데 갯벌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다. 간척과 매립으로 갯벌 감소 면적이 해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머지 않아 갯벌에 뛰노는 말뚝망둥어, 짱뚱어들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번 주말에는 앙증맞게 놀고 있는 말뚝망둥어, 짱뚱어 구경이나 가야겠다.
/윤병렬(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사천 교사 모임 회장)
윤병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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