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들의 캠퍼스룩을 살펴보면 어딘가 모르게 비슷하다. 야구모자에 칼라티셔츠를 입고 청바지에 흰 운동화를 신었다. 자세히 보면 대학생들이 입은 옷 브랜드가 거의 같다. 이런 의류 상표는 젊은 남성들을 대표하면서 10대 청소년들까지 따라 입게 돼 올해 인기가 더 많아졌다.

이는 도내 백화점 매출에도 상승효과를 냈고, 대학생 선호 브랜드 모두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평균 15~30% 이상 늘었다. 여기다 이지캐주얼 브랜드까지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소품 하나도 고급 브랜드 선호

메이저리그 팀 로고가 박힌 모자, 유명 브랜드 우동화, 바람막이 등은 멋쟁이들이 꼭 챙기는 소품이다. /이미지 기자
지난 주말 대학생 장동화(25·창원시) 씨는 백화점을 찾았다. 평소에 사고 싶었던 의류 브랜드가 할인을 해서다.

장 씨는 빈폴 매장을 찾아 칼라 티셔츠를 구입하고 청바지는 리바이스에서, 신발은 나이키 흰 운동화를 골랐다. 또 MLB 매장에서 평소 좋아하는 미국 프로야구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로고가 박힌 모자를 샀다.

이날 장 씨가 구매한 옷에 노스페이스 바람막이만 걸쳐주면 가을에 캠퍼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학생 옷차림이 된다.

'대학생 교복'이라고 해서 인기있는 이들 상표는 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4월 대학생 지식포털 캠퍼스몬이 전국 남녀 대학생 13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키(스포츠 브랜드), 빈폴(캐주얼웨어 브랜드)이 1위를 차지했고, 노스페이스, 리바이스가 상위권에 들었다.

대학생들의 변치않는 사랑으로 불황에도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승승장구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모두 트래디셔널 브랜드에서 빈폴 매출이 가장 좋았으며, 정기 세일 매출 기여도에서도 앞섰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전체 남성의류에서 트래디셔널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15% 정도를 차지했다. 또한, MLB 브랜드 신장률이 컸다. 전년 대비 16% 이상으로 그 중 모자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다.

마산 대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노스페이스 바람막이 매출이 17% 이상 늘었고, 나이키 운동화도 꾸준히 잘 팔린다.

지난 주말 시티세븐에서 만난 한 중학생은 "MLB 모자가 친구들 사이에 유행이라 오늘 사러 나왔다"며 "아직 미국 야구를 잘 모르지만 로고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MLB 시티세븐점 매니저는 "모자 매출이 전체 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높다"며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더니 올해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더 인기"라고 말했다.

선택 폭 넓은 이지캐주얼

이지캐주얼을 잘 활용한 무난단 '대학생 교복' 스타일. /신시계 마산점 제공
칼라 티셔츠 등이 반짝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인기를 얻자 이지캐주얼 상표들도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트래디셔널 강세로 매장에서 라운드 티셔츠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로고가 크게 박힌 칼라 티셔츠가 대세를 이룬다.

신세계백화점 DOHC 매니저는 "로고가 티셔츠 앞부분뿐만 아니라 소매부분까지 들어갔다"며 "폴로 셔츠라고 불리는 칼라 티셔츠 인기는 수도권에서도 여전히 강세"라고 말했다. 또 "MLB 모자처럼 앞창이 넓고 큰 야구 모자가 대세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관계자는 "트래디셔널 의류는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적인 선을 중시해 몇 년을 입어도 질리지 않아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대학생 장 씨처럼 옷을 산다면 40만 원 정도가 든다. 셔츠, 바지, 신발 가격이 모두 10만 원이 넘는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생과 10대가 사기에는 비싼 편이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최영완 매니저는 "더욱 저렴한 이지캐주얼로 트래디셔널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며 캠퍼스룩을 선보였다.

깔끔하게 기본에 충실하려면 '대학생 교복'에서 벗어나지 않는 스타일로 갈 수 있다. 가격은 20만 원대(칼라 티셔츠 4만 9000원(DOHC), 모자 2만 7000원(폴햄), 청바지 8만 9900원(클라이드), 운동화 4만 9000원(DOHC))로 절반 정도 낮아졌다.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스타일도 시도해볼 수 있다. 야구모자, 청바지에서 벗어나 밀짚모자 챙을 작게 만든 페도라를 쓰고, 면바지로 캠퍼스룩을 연출하는 식이다. 감성캐주얼이라고 불리는 이 스타일도 가격대는 보통 5만 원대다. (셔츠 4만 9000원(TATE), 베스트 8만 9000원(TATE), 스니커즈 7만 9000원(TATE), 면바지 5만 9800원(어스앤뎀), 페도라 3만 9000원(엠폴햄))

카디건 하나 걸쳤을 뿐인데

조끼(베스트) 하나만 잘 받쳐 입어도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신세계 마산점 제공
백화점 의류 매니저들은 개성 있는 코디를 하고 싶다면 직접 옷을 사보고 다양하게 입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통 남성들은 한 상표로 상의, 하의 등을 모두 구매하는 '원스톱 쇼핑'을 한다.

매장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파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또 부모님이 사다주신 옷을 그대로 입는 경우도 많다. 트래디셔널 브랜드 경우 10~20대의 실제적인 구매율은 30~40대보다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최영완 매니저는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옷을 사러온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옷 고르기가 어렵다면 매장 직원에게 코디를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 매니저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향을 받아 깔끔한 교복 스타일 느낌이 나는 트래디셔널 브랜드 인기는 더 높아졌다"며 "변신을 원한다면 올가을에 칼라 티셔츠나 바람막이보다 체크 남방에 딱 맞는 카디건을 입으면 캠퍼스에서 돋보일 것 같다"며 가을 캠퍼스룩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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