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투병 끝 4일 타계…은퇴 뒤 부산고·동의대 지도자로

'영원한 롯데맨'으로 기억되고 있는 조성옥 동의대 감독이 4일 세상을 떠났다.

조성옥 감독은 이날 새벽 지병인 간암으로 부산대병원에서 타계했다. 향년 49세. 빈소는 부산 남천동 남천성당(전화 051-623-4528)이며 발인은 6일 오전 10시.

지난 4월 동의대를 춘계리그 정상에 올려 놓은 조성옥 감독은 간암 판정을 받고 그 동안 투병생활을 해왔다.

동의대 야구부 감독 시절의 조성옥 감독./동의대학교 제공
간암 발병 소식을 들은 동의대 교직원·재학생 100여 명은 지난달 12일 롯데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에 '조성옥 감독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펼침막을 걸며 회복을 기원했지만, 조성옥 감독은 결국 이들 곁을 떠났다.

조성옥은 지난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으로 팬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이후 프로에 발을 들인 1984년부터 은퇴한 1995년까지 줄곧 롯데맨으로 뛰었다.

하지만 조성옥은 12시즌 동안 타율 3할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통산 917경기에 출전해 0.248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장타력이 있거나 특별히 도루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롯데 팬들의 뇌리에는 조성옥이라는 선수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은테 안경을 낀 조성옥은 주로 1·2번 타자로 활약했다.

기록상 도루가 많지는 않았지만 발이 빠르고 감독의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 없어서는 안될 선수였다. 수비는 주로 중견수를 봤는데 어깨도 좋았다.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에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고, 동아대 1년 후배인 마산용마고 박동수 감독은 "조 선배는 노력형 선수였다"며 "선후배 간 규율을 중시하며 팀내에서 강한 카리스마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기억했다.

프로야구 현역 마지막 시즌이던 1995년 롯데자이언츠 선수 때 한문연(가운데)과 '자갈치 사나이' 김민호와 함께 동계훈련하던 조성옥 감독의 모습. 조 감독은 현역 시절 주로 1·2번 타자로 활약했다. /동의대학교·롯데자이언츠 제공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던 조성옥. 하지만 1992년에는 시즌 105경기에 출전, 타율 0.276·39타점으로 팀 우승에 큰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신인 때였던 1984년에 이어 롯데자이언츠가 경험한 2번의 우승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이다.

은퇴 이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조성옥은 동의대 지휘봉 이전에는 모교인 부산고를 맡아 추신수(클리블랜드)·백차승(샌디에이고)·장원준(롯데)·정근우(SK) 등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추신수는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 떠나던 4일 메이저리그에서 2개의 홈런(5타수 4안타·7타점·4득점)을 기록해 스승의 영전에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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