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전통시장 긍정적 반응 속 '거래 미미'

지난달 23일 첫선을 보인 5만 원권이 유통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29·30일 현금을 매일 주고받는 전통시장을 찾아 신권에 대한 반응을 알아봤다.

◇10만 원짜리 수표보다 낫다 = 5만 원권에 대한 전통시장 상인들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신권 유통으로 10만 원권 수표로 계산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많은 상인이 그동안 수표를 내미는 소비자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을 꺼렸고, 수표라서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창원 상남시장에서 족발을 파는 박모 씨는 "수표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신분증을 확인하고 받았지만 도난 수표여서 손해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우 정육점을 운영하는 신모 씨는 고액권이 상인으로서도 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사를 하다 보면 호주머니에 천원, 만 원짜리 섞이고 지폐 수가 늘어나 불편한데, 5만 원짜리는 정산하기도 편하고, 보관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거스름돈 액수가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어시장에서 만난 과일 소매상은 "만원 짜리는 장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여 따로 거스름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5만 원권 유통은 미미해 =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현금 거래가 많은 전통시장에서 5만 원으로 계산한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9·30일 마산 어시장, 창원 상남시장 상인을 만나 물어보니 13명 중 4명만이 신권을 받아본 경험이 있었다.

상남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윤 씨는 "지난주 장날 신권 2장을 받았는데, 오늘은 5만 원권을 내민 손님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천원 단위가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어시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한 번 장을 보는 금액을 5만 원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을 돌며 채소, 과일, 생선 등을 따로 사기 때문에 5만 원권을 꺼내기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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