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흔히 생명산업이라고 한다. 먹거리는 우리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계문명이 발달하여 휴대폰이 많이 생산되고 텔레비전이 흘러 넘친다 하여도 농업이 망한 후에 휴대폰이나 텔레비전을 먹으면서 살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휴대폰을 팔기 위해 마늘이 충분한데도 기어이 중국에서 마늘을 수입하여 우리 마늘농사를 위기에 내몰았고, 연이어 유래없는 풍년이라 떠들면서 한쪽에서는 암암리에 쌀을 수입해 쌓아 놓고는 우리 쌀을 보관할 여력이 없다고 한다. 또 김대중 정권은 한-칠레자유무역협정으로 텔레비전이나 세탁기.냉장고 등을 칠레에 팔고 칠레 과일을 들여오겠다고 한다. 칠레는 고지대와 저지대에서 4계절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국가로 생산설비와 저장.운반기술이 우리보다 월등하여 많은 농산물을 대량 수출하는 국가다. 반면 인구는 남한의 2/3정도에 지나지 않은 반면 이미 한국의 공산품이 칠레 시장 1.2위에 달해 더 이상 공산품을 수출할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농업을 지키지 못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이미 한번 맛보았다. 1950년대 미국으로부터 밀가루를 지원받음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밀 농업이 망하고 이제는 농약으로 칠갑한 밀가루를 돈을 주고 수입할 수밖에 없게 된 것 말이다. 쌀과 과일도 마찬가지로 어떠한 연유에서건 그것들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저질의 상품을 고가로 들여 올 수밖에 없으며 우리 농업은 경쟁력을 잃어 결국 망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먹을 것을 구걸하기 위해 수출국의 어떠한 요구도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 우리 농업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주권을 지키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농업을 흔히 천하의 근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한다. 옷 없이 살 수 있고 집 없이도 살 수 있지만 밥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우리의 근본이고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켜내야 우리의 식량안보와 주권까지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 말들을 너무 쉽게 뱉어내면서 정작 우리의 미래를 위해 말하고 생각하고 쓰려고 하지는 안는다. 외국 농산물은 우리 농산물보다 훨씬 값이 싸므로 그것을 사먹고, 대신 우리 공산품을 외국에 고가로 팔아서 이윤을 많이 남기면 우리 경제가 그만큼 성장한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농업은 결코 시장의 논리나 자본의 논리, 경쟁의 논리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것은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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