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해독 물질, 콩나물 10배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 봄에서 여름으로 적응하기 위한 우리의 몸은 힘들어지지만, 자연은 비타민을 보충하거나 입맛을 돋우는 다양한 야채로 우리에게 넘치는 활력을 주려고 준비를 마친다.

이런 자연의 선물 중 하나가 아스파라거스다. 주로 통조림 가공품으로 볼 수 있고, 대도시에선 모르겠지만 지역에선 3~4년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에서나 소량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요리법은 잘 모르겠고, 비싸서 얼른 손이 가지 않는 채소였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의 신선 채소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우리 눈에 좀 더 익숙해진 채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스파라거스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봄이 되면 붓끝 모양으로 죽순처럼 올라오는 순을 먹는데, 4~5월이 제철이다. 싱싱한 푸른색이 입맛을 돋우고,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남부 지중해 연안과 유럽에서부터 서부 아시아에 걸쳐 자생했다. 기원 전에도 재배해 이뇨와 진정작용을 위한 약재로 사용했고,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고급 채소로 인정됐다고 한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재배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품종개량이 진행돼 동유럽 지역에선 주요 채소의 하나로 발전했으며, 미국에는 이주민들에 의해 전해 내려왔다. 일본인도 매우 즐겨 먹는 채소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재배됐던 것으로 보이는데,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 '천문동'으로 소개돼 있으며, 이뇨 작용과 통풍에 특효가 있고 진정 약제로 쓰인다고 기록돼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300여 종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그린 아스파라거스(green asparagus)와 연백(軟白, 연하고 희게 함)시킨 화이트 아스파라거스(white asparagus)가 있다. 두 종류 모두 아스파라긴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 C·B1·B2칼슘·인·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특히, 흔히 볼 수 있는 녹색의 그린 아스파라거스는 비타민,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아스파라긴산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숙취해소에 좋은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아스파라긴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다. 1806년 프랑스 학자들이 아스파라거스에서 처음 발견한 아미노산을 아스파라긴산이라고 이름붙였다. 콩나물보다 10배 정도로 다량 들어 있는 아미노산으로 간 해독을 돕고, 혈관경화 방지, 방광결석 방지, 이뇨작용 등 효능이 있다. 또한, 루틴 성분이 많아 혈압강하제로도 효과가 있다.

   
 
 

아스파라거스 길이는 20∼25㎝ 정도가 적당하다. 줄기는 힘이 있고 윤기가 있으며, 색깔이 선명하고 순의 끝이 벌어지지 않은 게 좋다. 순의 끝에 보랏빛이 나면, 수확한지 오래됐거나 끝물에 수확한 것이다.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는 파프리카, 양상추 등과 함께 샐러드로 즐겨도 좋다. 당근, 오이, 사과 등과 섞어 즙을 내어 주스로 먹어도 된다. 아스파라거스 요리에 처음 도전한다면, 소금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아삭한 씹힘을 느낄 수 있다. 서양 요리에서는 육류에 곁들이는 채소로 주로 활용하는데, 버터나 식용유에 가볍게 볶거나 베이컨과 함께 볶아서 손쉽게 먹는다.

/신정혜(재단법인 남해마늘연구소 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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