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기능성 식품' 가운데 소위 '건강 기능 강조 표현(Health Claim)'은 영양표시교육법(NNLA)에 의해 FDA(미 식품의약국)가 승인한 10가지 건강보조표시가 기본 골격이다.

여기에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다량 함유한 식품군에 대해 알 수 있는데, 내용 자체가 매우 포괄적이어서 건강기능식품 개발자와 판매담당자들에겐 오히려 숙제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제7항 '과일채소와 암'을 유심히 살펴보면, "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저지방식은 몇 종류 암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 아울러 "브로콜리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식이섬유의 좋은 공급원"이라고 밝힌다.

브로콜리는 최근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암 예방'이라는 인식과 함께 지난해부터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로콜리(broccoli)는 배추과 십자화속(十字花屬) 채소로 지중해가 원산지다. 브로콜리는 양배추와 같은 종류인데, 가장 진화가 더딘 그룹에 속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개량돼 유럽 주요 채소가 된 건 15∼16세기경이라고 한다. 생긴 모양이 매우 비슷한 콜리플라워(Cauliflower)도 같은 종류로, 브로콜리가 돌연변이로 하얘진 거다.

브로콜리는 주로 데쳐서 버터에 볶아 먹는다. 다른 요리 방법으로 날것으로 먹거나 부드러운 줄기를 썰어 소스와 샐러드 수프에 사용하며, 고기류와 함께 나오는 요리 등에도 쓰인다.

브로콜리 100g당 비타민C 114mg, 카로틴 1.9mg, 칼륨 164mg, 칼슘 150mg 등이 들어 있다. 영양분이 많은 채소로 꼽힌다. 철분도 다른 채소의 두 배가 들어 있다. 비타민 C 함유량은 레몬 2배, 감자 7배로 두드러진다. 이밖에 비타민 A를 비롯해 비타민 B1B2, 칼륨, 인, 칼슘 등이 시금치 못지 않게 많다.

진녹색 채소 가운데 암 방지 잠재력을 지닌 식품을 알아내고자 고안된 많은 실험에서 브로콜리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식도암·위암·대장암·폐암·후두암·전립선암·구강암·인두암 발병률이 낮은 사람들의 식품 목록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또, 시금치와 양배추처럼 암(폐암)에 대항할 부가적인 힘을 주는 카로티노이드도 있다.

피부 점막의 저항력을 강하게 하는 비타민 A와 기미, 주근깨 등 색소가 침착하는 걸 막는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알맞다. 식물성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브로콜리는 열을 가해도 파괴되는 영양가가 극히 적고, 먹기도 수월하다. 데칠 때 올망졸망 붙어 있는 작은 송이들을 떼어내고서 소금, 식초, 물을 약간 뿌리면 색도 선명해지고 연하고 맛있어진다. 비타민 손실을 막으려면 전자레인지로 짧은 시간 데치는 것도 좋다. 2~3분간 가열하면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과함은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어떤 영양소든지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과다섭취하면 문제가 따르게 마련이다. 브로콜리도 예외는 아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브로콜리에 든 '고이트로젠'이란 물질이 갑상선 기능을 낮춘다. 따라서 하루 두 컵 이상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김원태(창신대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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