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항 제5부두 수중 고철에 대한 취재과정에서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기자에게 “고철산업 자체가 마진이 빠듯한데 방지시설을 다 해야 한다면 수익성이 낮아져 결국 고철 수입을 하는 업체가 한군데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국립마산검역소 관계자는 “제대로 검역하려면 방법이 없다. 마산이 발전하려면 마산항에 배가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원칙대로 검역과 방역을 강조한다면 마산항으로 들어올 배는 한척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97년께 선박에 방오도료로 사용되는 TBT 함유 페인트 사용규제를 취재할 당시 한 조선소 관계자로부터 “TBT계 방오도료를 사용한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할 경우 경제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TBT는 굴 등 조개류의 임포섹스현상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다.
그러나 각 국에서는 연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길이 25m이하의 선박에 대해서 엄격하게 TBT도료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에서도 2003년부터 TBT도료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의하고 조만간 이를 국제협약화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연.근해 어선과 내항 여객선에 TBT도료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같은 말은 한결같이 ‘경제’를 이유로 국민 건강이나 환경을 외면하는 목소리들이다. 더구나 국립검역소 관계자의 이야기는 기관 본연의 임무마져 망각한 것이다.
70년대 개발독재의 ‘망령’이 여전히 우리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닌가?
무엇을 위한 경제발전인지, 원칙을 세우고 경제발전이 조금 더디더라도 원칙을 지켜나가는 자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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