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 귀뿔깃 있으면 부엉이' 올 백(all back)'은 올빼미영어로는 모두 'OWL'의미는 각양각색

우리에게 부엉이와 올빼미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텔레비전 프로그램 전설의 고향이나 사극에 나오는 소리의 주인공, 미네르바의 올빼미(부엉이), 똑똑한 올빼미 박사님 만화 주인공, 올빼미족, 부엉이집, 부엉이셈, 해리포터에게 소식을 전해주던 흰올빼미(부엉이)와 같이 아주 많다. 해리포터의 마법사에 나오는 해리포터의 친구 하얀 부엉이 해그위드는 진짜 부엉이일까? 올빼미일까?

부엉이
사실 우리는 부엉이와 올빼미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보면 올빼미를 보고 부엉이라고 하기도 하고 부엉이를 올빼미라고 하기도 한다. 미네르바의 새도 올빼미일까 부엉이일까? 해리포터의 새도 올빼미일까 부엉이일까?

올빼미와 부엉이는 모두 영어로 OWL 이다. 올빼미는 Tawny Owl, 수리부엉이는 Eagle Owl, 해리포터에 나오는 흰올빼미는 Snowy Owl, 미네르바의 부엉이라 불리는 금눈쇠올빼미는 Little Owl 이다. 칡부엉이는 Long-eared Owl, 쇠부엉이는 Short-eared Owl, 솔부엉이는 Brown Hawk Owl, 소쩍새는 Eurasian Scops Owl 이다.

부엉이 올빼미 소쩍새 모두 다 같은 올빼미 종류인데 전 세계 16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부엉이와 올빼미도 10종류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번역을 하는 분들이 다 같은 Owl 을 부엉이나 올빼미로 번역을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부엉이와 올빼미를 구별하는 방법은 쉽다. 대부분 부엉이는 머리 위에 귀모양의 귀뿔깃(귀 모양의 뿔털)이 있고, 올빼미는 귀모양이 없이 '올백(all back)'이다. 어린이 그림책을 볼 때 귀 모양의 뿔깃이나 뿔털이 있으면 부엉이, 없고 올백이면 올빼미라고 보면 크게 틀리는 것이 없다.

올빼미
부엉이는 바위 절벽이나 벼랑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지만 올빼미는 오래 되고 큰 나무의 구멍에 둥지를 튼다. 그래서인지 한자로 올빼미 효(梟)는 나무 위의 새라는 뜻이다.

부엉이와 올빼미는 부정적 이미지와 긍정적 이미지가 함께 하는 새다. 번식기 부엉이 집에는 꿩이나 토끼 같은 먹이가 가득하다. 새끼에게 먹이기 위해 잡아 둔 것인데 그래서 부엉이집은 먹을 복이 있는 집을 말하고 부엉이굴을 찾았다는 것은 횡재를 했다는 의미로 통한다.

우리에겐 올빼미족이나 올빼미눈은 야행성 동물인 부엉이와 올빼미를 의미하고 계산이 분명하지 못한 부엉이셈도 부정적 이미지이다. 늦게 일어나 해가 뉘엿뉘엿 져야 머리가 맑아지는 사람을 올빼미족이라 한다. 하지만 밤엔 비실비실하다가 아침 해가 뜨면 원기를 회복하여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종달새족이라고 한다.

올빼미는 동양에서는 사람들에게 참 나쁜 이미지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불길한 새로 여겼으며 밤에 올빼미가 자주 울면 마을이나 집에 전염병이 돌거나 사람이 죽거나 전쟁이나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한다.

중국에는 올빼미가 어미를 잡아먹는 새라는 나쁜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불효의 상징으로 여겨져 사람들이 싫어했다. 왜 어미를 잡아먹는다고 생각했을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단오에는 올빼미를 구워 먹거나 국을 끓여먹었다고 한다. 양기가 가장 센 단오에 음기를 상징하는 야행성 올빼미를 잡아먹었던 것일까?

올빼미 소리는 아마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사극에서 귀신 나오려고 할 때나 나그네가 밤에 산길을 가다가 길을 잃고 헤맬 때 들리는 소리가 바로 올빼미 소리다.

피곤하고 외로움 무서움이 한 번에 느껴지는 새소리가 아마 올빼미 소리일 것이다. 사극에서 러브스토리가 있어도 연인과 이별한 뒤 쓸쓸하고 슬픈 밤에 들리는 새소리가 역시 올빼미 소리다.

올빼미 소리는 영어로 OWL로 들린다. '아~울'하고 들어보면 왜 올빼미가 영어로 아울인지 소리를 듣고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똑같은 올빼미 소리가 '우~ 우~', '우~우후후'하고 들린다. 서양보다 동양이 더 무섭게 들리는 듯하다.

실제로 로마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올빼미나 해리포터와 마법사에 나오는 올빼미는 모두 동양의 부정적 이미지보다 훨씬 밝고 좋은 지혜와 슬기의 이미지가 강하다. 똑똑한 박사님처럼 사각모에 안경을 쓴 올빼미 만화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미네르바의 부엉이(올빼미)는 해가 질 때야 비로소 깃들기 시작하듯 언제나 낮이 지나 해가 지고 나서야 진리진실을 깨닫게 되는 우리의 우둔함이 서러운 날이다. 해가 지고 나서라도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와 해리포터의 지혜와 슬기가 그리운 날이다.

/정대수(마산 진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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