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에 도 통한 '부엌 팍' 도사탈 없이 건강하고 싶다고? 고민 해결!같이 먹을 때 '상생·상극' 상호작용이로운 짝 골라먹으면 맛·영양 최상
△부엌 팍 도사(부) : 궁합(宮合)은 남녀 생년월일, 시간을 음양오행에 맞춰 부부로서 길흉을 따져보는 일이지. 음식 중에 함께 먹으면 이로운 게 있고, 잘 어울리지 않거나 극히 해로운 게 있어. 이걸 궁합에 대입한 게 '음식궁합'이야. 터무니없게 들릴지 몰라도 과학적 근거도 있어. 돼지족발 먹을 때 챙겨 먹는 게 뭔가?
△이배탈(이) : 그거야 상추나 깻잎 등 채소 아닌가요?
△부 : 채소도 먹는데, 새우젓을 꼭 먹지 않나? 새우젓에는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가 들어 있어. 돼지고기를 체내에서 소화하는 걸 돕지. 그래서 둘은 궁합이 좋은 거야.
△이 : 다른 건 어떤 게 있나요?
△부 : 제주도에는 토속음식인 '몸국(모자반국)'이 있어. 돼지고기와 뼈, 해조류인 모자반을 함께 끓인 음식이지. 모자반 안에 폴리페놀과 기름기를 쏙 뺀 돼지고기를 같이 먹으면 항산화 능력이 좋아진다는데, 노화를 막는 역할이라는 거야. 채소의 엽록소는 붉은색 고기의 동물성 지방과 경쟁하면서 암세포가 커가는 일도 사전에 억누른다고 해.
△이 : 함께 먹으면, 정말 좋지 않은 음식. 그건 뭐 때문이죠?
△부 : 토마토와 설탕은 천적에 가깝지. 이처럼 궁합이 안 맞는 건 '상극(相剋)'이라고 하지. 설탕이 토마토의 비타민을 없앤다고 알려졌잖아. 음식궁합 또한 음양오행을 떼놓고선 설명할 수가 없어.
△이 : 좀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이 : 상생을 이루는 음식이 당연히 좋다는 말이죠?
△부 : 당연하지. 반대의 성질이 만나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창조, 곧 상생이지. 뚱뚱한 사람이 빼빼 마른 사람을 좋아하고, 큰 키의 사람이 작은 키에 끌리듯이 말이야. 예를 들면, 옻닭은 동물성(양)을 식물성(음)으로 궁합을 맞춘 거라고 볼 수 있지. 삼계탕(인삼과 닭)도 마찬가지고. 오행 가운데 구성 요소들도 바로 옆 요소와 짝이 되면서 조화를 이뤄야 해. 복어 매운탕에 넣는 미나리도 복어와 탁월한 궁합을 자랑해. 찰떡궁합이지. 미나리가 피를 맑게 하면서 해독 작용도 있거든.
△이 : 음식궁합을 잘 몰라 섞거나 함께 먹는 것도 많나요?
△부 : 우유와 초콜릿에 똑같이 많이 들어간 게 포화 지방이야. 같이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도 올라가겠지? 쇠고기와 부추는 둘 다 뜨거운 성질이라서 함께 먹으면 위에 나쁜 자극을 줄 수도 있어. 요즘, 요리에도 녹차가 많이 쓰이는데, 밥 먹고 마시는 녹차 또는 홍차는 도리어 칼슘 섭취에 방해가 된다고 해. 오이에 들어 있는 아스코르비나제는 무의 비타민 C를 파괴하는데, 둘을 함께 쓰면 안 되겠지.
세상이 창조된 원리대로, 순리에 맞게 봄·여름·가을·겨울에 제철식품을 즐기는 게 건강에 좋은 법이지. 조상은 음식궁합이 건강에도 중대한 역할을 한다고 믿었어. '음식궁합', 이제부터 제대로 알고 즐기게.
도움말/창원전문대학 식품조리과 김종현 교수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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