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순을 갓 넘어선 노인이다. 지난 설에 먼길을 달려온 아들과 딸들은 내 모습이 다소 수척해보인다면서 종합건강진단을 권했다. 비용은 대개 20만~30만원정도면 되니까 돈걱정하지 말고 명절이 지나면 건강진단을 받아보라며 떼를 쓴다.

그러고 보니 나와 연배가 비슷한 봉팔노인은 먹고 살기에 바빠 한번도 건강을 돌보지 않았던 탓에 며칠 전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들리는 말로 봉팔노인의 병은 심각한 상태란다. 도시보다 농촌노인들이 참을성이 많은지 병원을 찾게될 때는 상당히 병이 진행된 뒤란다.

대부분의 노인이 다 그렇듯이 혹시 큰 병은 있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병원 가기를 우려했지만 자식들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웬만한 병원에서는 종합건강검진을 하고 있어 병원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나 좋은 시설을 갖추고 실력이 있는지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일반인들이 보통 받는 검진코스는 B코스(병원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여기다 정밀검진을 원할 때는 더 많은 항목을 추가해 받으면 된다. 어찌됐든 난 B코스를 선택하고 전화로 모종합건강진단센터에 예약을 했다.

안내원은 접수를 하고 종합건강진단시 주의사항에 대해 말했다.

“내시경·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검진을 하기 위해 건강진단 전날 저녁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간단하게 먹고 오후9시 뒤부터는 아무 것도 먹지 말아야 합니다. 당일 아침에도 물·담배·껌도 씹어서는 안되며, 여성의 경우 부인과 초음파 검사시 방광에 소변이 충만되어야 보다 완벽한 검사가 이루어지므로 가능하다면 검사당일 아침부터 소변을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또 평소에 사용하시던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지참하시고 검사 10분전까지 건강진단센터에 도착하시면 됩니다.”

검진 당일 센터에 도착해 안내원에게 예약을 했다고 했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후 간호사가 검진복을 갈아입어야 된다며 날 탈의실로 안내했다.

옷을 다 갈아입고는 간호사가 과거병력이나 생활환경·현재의 건강상태를 물어왔다. 원래는 컴퓨터로 문진을 하는 과정이란다. 정확하게 작성을 하고 본격적인 검진에 들어갔다. 검사별로 알아보게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고 했다.

△혈액·분뇨검사=이 검사는 간장·신장·갑상선 순환기질환 및 당뇨·콜레스테롤·류머티즘·혈액빈혈·에이즈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초음파=간장·담낭·췌장·비장·신장 등 상복부강내장기의 간경변증·간암·담석증 등의 각종 질환.

△심전도 검사=심장전도 계통의 장애·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심실비대·부정맥.

△위장 X선 촬영검사=식도·위·십이지장의 암·협착·궤양.

△전자내시경 경사(선택항목)=위장X선 검사와 함께 식도·위·십이지장의 염증·궤양·협착·암 등을 진단하는데 특히 조기 위암 발견가능성이 높은 검사.

△흉부 X선촬영검사=폐결핵·폐암·기관지확장증·심장비대 등 검사.

△유방 X선촬영검사=유방암·선종·유선암 등 검사.

△안압검사=백내장·녹내장 유무 등 검사

△안저검사=안구 내부의 뒤쪽인 망막이 있는 부분의 안저를 검사하는 것으로 세동맥경화·고혈압·당뇨에 의한 안저변화 유무 검사

△시력검사=시력장애의 유무

△청력검사=청력장애의 유무

△비만도 검사=신장에 따른 표준체중·비만도 등 측정

(여성 △부인과 검사=질염·자궁경부암 등 검사)

△폐기능 검사=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만성기관지염·천식·폐기종 등의 호흡기 질환 진단

△운동부하 검사=운동시 발생되는 심장질환 유무와 환기능력 측정

3시간에 걸친 검진을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잠시 기다렸다. 안내원이 나를 찾았다. 안내원은 검진결과가 일주일 뒤에 나온다며 부득이한 경우라면 검진결과를 우편으로 발송하지만 가능하면 센터로 나와 담당의사와 종합판정에 대해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검진을 받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했다.

창원 한서병원종합건강진단센터 류형국(내과전문의)소장은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검진을 1년에 1회정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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