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동안 정말 많이 먹었다. 자취생 오랜만에 포식했다. 먹은게 있으니 확인도 해야하지 않겠는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처음으로 느끼는 쾌락(?)이 무엇인지 아는가? 식욕? 아니다. 인간은 유년기 이전 유아기 때 이미 배설의 쾌감을 느낀다고 ‘인간과 윤리’ 강의 때 배웠다.

오늘은 ‘떵(어감의 순화를 위해서)’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한다.

초등학교 때 난 학교에서 절대 일(?)을 보지 않았다. 왜· 어린나이에 여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같이 일을 본다는게 너무 부끄러웠기에…(난 국민학교를 다녔고 그 땐 남녀가 같은 푸세식 화장실에서 일 봤음). 좀 조숙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학교에서 갑자기 ‘떵’이 누고싶을 땐 400m나 되는 집까지 뛰어와서 일보고, 다시 학교까지 뛰어갔다. 이 모든 일은 10분 안에 해치워야 했고, 난 그렇게 일처리를 다 했다. 그 덕에 전국소년체전 800m에서 3위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순전히 ‘떵’ 덕분에 거둔 결과다.

난 체질상 우유만 마시면 설사를 한다. 게다가 전날 술을 찐하게 마시고 나면 아침에 왠지 우유가 땡기고, 결과는 변기와 내 엉덩이는 하루 종일 합방(?)을 하게 된다. 대학시절 어느 날, 친구들과 오랜만에 한잔 심하게 펐다. 그리고 다음날 당연히 우유를 마셨다. 알코올과 발효성 음료가 섞이면서 수분흡수를 담당하는 대장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무슨 말인지 어렵나· 쉽게 말해서, 설사다.

나의 얼굴색은 똥색을 넘어서 하얀색을 띠기 시작했고, 걱정스런 얼굴로 친구들이 이유를 묻지만, 그 순간 말을 한마디라도 한다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간다. 말하자면 ‘괄약근 대 설사’의 싸움에서 ‘설사 Win! Perfect!’가 되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가 방금 ‘떵’ 눈 화장실에는 안들어간다. 왜냐고· 나온지 얼마되지 않은 ‘떵’ 중에는 3%가 기화해서 변기 주위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폐속으로 다른 사람의 ‘떵’이 들어가는 것을…. 기분 어떤가· 엿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예외였다. 무조건 빈칸을 찾았고, 들어서서 바지를 내리고(이럴 땐 바지 지퍼도 잘 안내려간다) 자리에 앉자마자 모든 일은 끝난다. 다시 말해 ‘괄약근 대 설사’의 싸움에서 ‘괄약근 Win! 열라게 힘겹게 Win!’이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