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오는 제비는?

지금 옆에 흔히 쓰는 하양 볼펜이 있다면 그것이 대략 제비의 크기이다. 그리고 그 하양 볼펜 세 개를 손으로 들어보면 그것이 보통 제비의 무게이다. 그 가벼운 몸으로 가까운 대만, 필리핀, 베트남, 태국에서 날아온다. 약 1500~3800㎞ 정도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제비는 총 네 종이다. 그냥 제비, 우리 동네에서는 맹내기, 맹매기라고 하는 귀제비, 흰털발제비, 갈색제비다. 전 세계에는 대략 75 종이 있다. 그 가운데 흰털발제비와 갈색제비는 통과새라 일반인이 쉽게 보기 어렵고, 귀제비와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는 여름철새다. 귀제비 둥지는 밥그릇 모양의 제비 둥지와 달리 옆으로 눕힌 목이 긴 술병 모양이다.

사람 사랑을 받지 못하는 귀제비.
그런데 귀제비에 대해 어른들께 물어보면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는 제비와 달리 거의 귀제비 둥지 대부분이 싫어해서 집에 둥지를 지으면 뜯어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가정집에는 귀제비 둥지를 보기가 쉽지 않다. 창고나, 학교 건물상가 건물에서 우리 마을에선 볼 수 있다.

◇학생들과 제비를 만들며 제비 공부를 하고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산청 신안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제비 조사 결과로 만든 제비 종이 공작을 3학년에서 6학년까지 학생들과 만들어 보았다. 간단히 제비에 대한 공부를 하고 둥지, 새끼, 어미를 각각 하나씩 만들었다. 색다른 체험과 만든 것을 선물로 준다고 하니 학생들은 정말 좋아한다.

◇사람들과 영원히 함께 살아가길 원하는 제비

대도시에 사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 제비이야기를 하다보면 제비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 예전에는 흔했는데 이젠 도시에서는 잘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본다고 해도 그 수가 많지 않다고 한다.

   
 
 
제비가 올 때 핀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제비꽃은 온 들녘에 이미 피었는데, 제비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제비가 오지 않는 동네는 우리가 조상대대로 이어온 자연 문화와 삶의 이야기 한 면이 사라지고 잊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네 마음에서 제비가 먼저 사라진 것이기 때문이리라.

아마 나중엔 지금 두루미, 기러기, 고니 보러 철새기행을 가듯, 제비 보러 제비 기행을 떠나지 않을까?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것을 알았던 옛 사람들, 단순한 자연의 일면에서 한 종의 생태와 더 나아가 생물과 다른 자연 환경과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과 지혜를 우리도 이어가면 좋겠다.

/오광석(산청 신안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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