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의 안전장치는 운전석에 있는 안전띠 하나밖에 없다. 왜 시내버스의 승객들 자리에는 안전띠, 그 자체가 아예 없는 걸까. 차라면 반드시 있어야 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일명 ‘생명줄’이 라고 불리는 안전띠인데, 유독, 시내버스에만 그 필연성이 비켜난 이유가 무엇일까. 시내버스가 가지고 있는 특이성 때문일까. 편리성 때문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시내버스의 승객들 자리에는 안전띠가 없어도 된다는 뜻이기 때문일까. 사뭇, 그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리 구간 구간의 거리가 멀지 않고 빠른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없는 시내버스만의 고유성이 있다지만, 이런 것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의 위험성을 배제시켜주지는 않는다.
기억의 저편에 간직되어 있는 시내버스에 대한 단편을 꺼집어 낸다면 - 난폭하게 운전하는 시내버스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버스의 모션에 맞혀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며 스텝 을 밟아본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나마 몇 개 되지도 않는 좌석에 그나마 존재하지도 않는 안전띠, 좌석에 앉는 행운이 없다면 서서 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는 우리 시내 버스의 위험성. 안전띠가 없는 좌석에 앉은자리, 좌석이 없어 휘청거리며 서있는 자리, 그 어떤 자리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보장되어 있지 않다.
물론, 그 많은 시내버스들이 다 그런 특징이 있는 것이 분명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겠지만, 그 어떤 이유도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라는 존재는 당연히 안전해야 하고 안전의 보장을 받아야 한다. 그 어떤 이유도 변명의 이유가 되지 못할 만큼, 우리라는 존재는 소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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