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은 온 몸을 뒤덮고 있는 짙은 검은색 털이 광택을 내는데다 가슴에 뚜렷한 반달 모양의 흰 무늬가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어 우리 민족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곰이다. 이 곰은 옛날에는 우리나라 전역의 고준지대에서 서식했었어나 지금 남한에서는 거의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었다.



이런 야생 반달가슴곰이 현재 지리산에 살고있음이 확인되었다. 진주 MBC가 지리산일대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에 11월초 야생 반달가슴곰의 모습이-비록 개체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3차례에 걸쳐 촬영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환경부가 밝혔다. 지난 1983년 한 마리가 총에 맞은 채 발견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이 곰이 지난 10년이상 남한에서 한번도 눈에 띄지 않아 이 종이 야생상태로 특히 지리산에 살고 있는지에 대해 거의 회의적이었다. 서식가능성과 복원가능성이 높은 지리산 어딘가에 이 아름다운 곰이 아직은 살아 남아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조차 속으로는 기대를 거의 접고 있는 형편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반달곰은 과도한 사냥과 밀렵으로 이미 멸종되었으며 지리산에서의 곰 흔적은 밀렵꾼들이 사육곰을 풀어놓은 것이라고 주장까지 했었던 것이다.



바로 그 가슴반달곰이 지금 지리산에 살아있음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는 이 곰에 대한 보호대책과 복원계획이 시급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환경부가 이 곰이 나타난 지역을 중심으로 밀렵행위 감시를 강화했다고 하나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 이번을 계기로 이 가슴반달곰을 비롯, 멸종위기의 희귀 야생종에 대한 확실하고도 체계적인 보전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가슴반달곰의 경우 우선적으로 현재의 서식지인 지리산을 중심으로 종단위로 집중관리할 것을 권한다. 외부적으로는 물론 비밀로 하고 보호지구는 자연휴식년제 등을 통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 그 한가지 방안일 수 있을 것이다. 섣불리 보호지구로 공표했다가는 오히려 언론과 속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화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에 인식전환과 더불어 이런 멸종위기의 종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의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사람살기도 힘든데 동물보호는 배부른 소리’로 취급하고 있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아래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우리들 모두 곰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보신용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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