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건 이미 알려졌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훨씬 그 효과가 탁월하고 다양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우선, 주성분인 폴리페놀(polyphenol)은 발암물질과 결합, 활성을 억제해 항암 효과를 발휘한다.

미 국립 암학회지는 식도암 발병률을 60% 가까이 낮춘다고 발표했으며, 일본 녹차 생산지인 시즈오카현 한 마을에 암 환자가 거의 없는 게 녹차를 많이 마셨기 때문이라는 역학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특히, 쓴맛과 떫은맛(카테킨, Catechin)은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위암 발생률을 낮추며 신체 지방과 콜레스테롤도 낮아진다. 노화 억제와 이뇨작용, 피부 미백 효과에도 좋다. 녹차를 마시면 두 시간 안에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 호전돼 혈관이 확장되므로 심장 기능을 원활히 하며 협심증에도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과 <동다송(東茶頌)>에는 차의 약성(藥性)과 구덕(九德)이 기술됐는데, 녹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카페인의 각성 작용), 신진대사를 도우며(다량의 비타민·미네랄), 세포나 기관의 산화를 억제해 암·성인병 등 예방과 노화 방지를 돕는다.

또, 녹차는 지방질 분해 효능이 있어 고혈압·동맥경화·심장병·당뇨병 등을 예방하고, 강한 알칼리성 음료로 갈증을 없애준다. 불소(fluorine)와 플라보노이드(flavonoid)는 입 냄새를 없애고 충치를 예방한다고 적혀 있다.

이렇듯, 차는 예로부터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보편적인 '음료수'다. 가루 녹차나 티 백(tea bag) 등 간편해진 제품이 많아 그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녹차는 잎을 우려내 마시면, 영양분을 60%밖에 먹지 못한다. 반면, 가루 녹차를 타서 마시면, 식이섬유·비타민 A와 E·엽록소는 물론 지용성인 카로틴 성분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다.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하려면, 녹차로 하루 10잔, 찻잎으로는 하루 6g을 먹어야 한다.

차는 잎 따는 시기에 따라 우전차, 첫물차, 두물차 또는 봄차, 여름차, 가을차 등으로 불리며 채취 시기에 따라 가격은 크게 달라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주로 봄차가 녹차로 사용되고, 여름에 채취한 찻잎은 일부만 하급 녹차 제조에 사용돼 큰 찻잎 대부분은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카테킨류 함량도 채취 시기마다 차이가 있다. 5월에 비해 8월 채취한 찻잎 카테킨 함량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름에 채취한 하급 차일수록 약리 효과와 생리 활성 면에서 이롭기에 이들을 음용 목적이 아닌 다른 형태로 가공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음용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식이나 가공식품에 녹차를 그대로 이용하고 먹음으로써 유용한 성분을 얻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 예로 녹차의 향과 색을 살린 건강식품이다. 제과·제빵류, 면류, 아이스크림, 샐러드, 수프, 죽 등에 쓰인다.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 보조 식품 등 광범위하게 쓰이며 그 소비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앞으로 다양한 제품이 계속 개발돼 녹차는 건강식품으로 더욱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의 해결사 녹차, 아는 만큼 느끼고, 생활 가운데 늘 가까이한다면 더 풍요로운 삶을 이루리라 생각한다.

/김원태(창신대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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