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앞바다의 깨끗함이 시민들의 의식에서 사라진 요즘, 한 언론사의 보도로 마산항의 거의 모든 부두에 엄청난 양의 수입고철이 쌓여 있는 것이 밝혀졌다.
수입고철 중 상당량이 기름, 중금속 함유는 물론이며, 이 중 일부 수입고철에는 방사능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의혹까지 있어 시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수중고철이 쌓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수입고철 하역과정에서 떨어진 것이다.
실제 마산항 5부두에서만 한국철강과 삼미특수강이 수입하는 수입고철이 연간 약 60만~70만t으로 추산되는데 문제는 선박과 부두사이의 추락방지시설이다. 완벽히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돼 있다면 하역작업시 바다로 떨어지는 고철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99년 4월경 세화통운에서 20t 덤프트럭 8대 분량(약160여t)의 수중고철을 인양한 것이 밝혀진 것을 보면, 하역작업시 필요한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기업쪽 관계자는 한사코 완벽히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한 후 하역작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하역이 예정보다 많이 걸리면 화주가 하루에 1000만원이 넘는 체선료를 부담해야 하고, 예정보다 일찍 끝나면 선사가 하루 800여만원의 조출료를 화주에게 지급하는 해상운송약관에 따라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무리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에서 하역작업 중 고철이 바다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간이 돈인데 누가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하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겠는가.
해답의 다른 하나는 잘못된 부두 시설이다. 부두 건설시 거의 모든 바다쪽 부두가 육지보다 낮게 조성되어 비가 오면 야적된 고철에서 흘러 내린 녹물과 기름이 함유된 빗물이 아무 여과없이 바다로 들어간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작은 쇳조각은 물론 쇳가루까지 함께 바다밑 뻘층에 쌓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발뺌하더라도 마산지방해양수산청과 해양경찰, 그리고 지방자치당국은 마산만 오염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실정이 이러함에도 기업쪽 관계자(한국철강)는 “부두사용료를 받고 있는 해양수산청이 정기적인 인양작업을 해 온 만큼 그렇게 하면 될 것”이라며 발뺌하고 있고,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고철산업 자체가 마진이 빠듯한데 방지시설을 다 해야 한다면 수익성이 낮아져 결국 결국 고철수입을 하는 업체가 한군데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한술 더 뜨고 있다.
행정당국과 기업은 이번 사건의 가장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먼저 행정당국은 마산만 오염의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을 위하여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마산항으로 인해 이윤을 창출한 기업들이 마산항을 살리기는 커녕 이익창출에만 눈이 어두워 마산만을 죽이는데 앞장선 그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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