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파월장병이 이웃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때늦은 전우 찾기’에 나서야 하는 기막힌 사연이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남해군 고현면 갈화마을에 살고 있는 한주진(55)씨.



한씨는 1967년 8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년 3개월 가량 월남전에 참전했던 파월 장병이었는데, 그 때의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친척들이 백방으로 수소문하였으나 월남전 참전사실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은 “한주진씨는 군 입대후 월남전에 참전한다고 휴가를 나올 때만 해도 마을에서 소문난 효자이고 건장한 청년이었는데 월남전에 참전하고 전역한 이후로 심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어떤 부상 흔적도 없고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비행기 소리만 나면 놀라고 헛소리를 하는가 하면 밤중에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등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주민들은 월남전 참전당시 어떤 곡절에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는 추정하고 있으나 월남전 참전사실마저 확인할 수 없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러던 차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알고 있던 옆집 황태원(44)씨가 인터넷을 통해 육군본부에 한씨의 기막힌 사연을 담아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다행히도 육군본부에서 병적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것.



육군본부 부관감실 병적관리과에 근무하는 박문현 상사가 보내온 답변에 따르면 “1967년 8월 2일에 출국하여 1968년 11월 15일에 귀국하였다는 월남전 참전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황씨는 한주진씨와 함께 병적증명서를 창원지방병무사무소에서 발급받았는데, 이 증명서에는 입대일이 1967년 3월 16일이었고 파월 기간도 정확하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파월기간중 2주일정도의 입원기록이 남아 있는데 어떤 병력으로 제6후송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씨의 월남참전 상황을 증언해줄 전우를 찾아나서기로 한 것.



‘육군 병장 한주진, 군번 11728003, 1967년 3월16일 입대하여 1970년 2월 7일 만기 제대.’ 한씨가 남긴 병역사항이다.



황씨는 “분명 한씨와 군 생활을 함께 한 분들이 주변에 있을 것”이라며 “한씨의 기막힌 사연을 증언해 줄 전우가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병장 한주진을 아시나요.”



한 파월 장병의 때늦은 전우찾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현재 한씨는 부모님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형제들도 모두 객지에 나가 있어 형제들이 보내 주는 생활비로 외롭게 살아 가고 있다.(전화 055-860-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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