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미술가들

지금 젊은 미술가들이 부림 시장, 오동동 그리고 창동 골목길에서 벽면과 비어 있는 점포에 그림을 그리고 설치작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젊은 미술가들이 그들만의 미술관 안에서 바깥으로 나온 지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왜 그들은 갤러리 안에서 좁은 골목길로 나오게 되었을까.

현대미술은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과 다양하고 풍부한 재료를 이용한 미술적 접근은 새로운 미술의 방향과 도시 문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한 미술의 역할을 이해하려면 일반 관객들과의 미술적 소통이 부재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작가들만의 미술 잔치는 결국 공허한 갤러리 속에서 전문가들의 자화자찬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러한 이유로 화랑은 사라져 가며, 관객 없는 전시를 치르는 것이다.

젊은 미술가들은 공공미술이라는 주제로 우리 지역의 오래된 골목길과 구도심지 속에서 미술적 소통을 위한 방안을 찾는 중이다. 스스로 벽을 쌓아버린 미술적 주제는 쉽게 이해를 돕지 못하지만, 골목길에서 만나는 몇몇 관객과의 대화는 그들이 전시관 안에서 얻을 수 없는 소중한 미술적 자산이 될 것이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공공미술은 그들이 지닌 미술적 키치(kitsch)와 진지한 예술로 마산이라는 도시를 거대한 캔버스로 생각하며, 옮겨 가는 과정이다.

그러한 과정 속에 그들은 현대미술의 방향과 도시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남겨두고 있다. 도심 미관 안에 숨어 있는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아마도 유일한 그 도시의 상징이 될 것이다.

   
 
 
비록, 일반인들의 미술적 시각과 조금은 다른 형태의 표현이 될지 모르지만, 도심 속 미술적 소통과 상권 확장을 위한 문화적 연결점을 찾기 위한 젊은 미술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기 바란다.

미술이 지닌 가벼운 재미를 일반 관객들 생활권 속에서 자연스럽게 또는 이채롭게 표현되어 작가들의 숨어 있는 미술적 역량을 모두 다 함께 나누기를 희망해 본다.

/신종진(42·조각가·마산시 중성동)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