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미세스카카오 공방 13일까지 매일 제과특강

초콜릿이 그 달콤한 매력을 뿜는 때다. 초콜릿 산업을 내세운 다국적 기업의 횡포와 상술이 녹아 있다는 비판에도 매해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만 되면, 초콜릿 소비는 늘어간다. 사랑의 메신저 역할로 초콜릿이 알맞기 때문일 거다. 실례로 초콜릿 속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이란 성분은 사랑할 때 대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처럼 맘을 편히 하고,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초콜릿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드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7일 오후 쇼콜라티에(초콜릿을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의 작업 공간인 '공방'을 찾아가봤다. 쇼콜라티에 강은숙 씨가 운영하는 '미세스카카오' 공방이다.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올해는 손수 만든 초콜릿으로 사랑을 전하면 어떨까.

     
 
 
◇초콜릿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 카카오 나무에서 초콜릿 열매를 채취한다. 이를 흔히 '카카오 빈(Cacao bean)'이라고 부른다. 초콜릿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업들은 대규모 카카오 농장에서 만드는 카카오 버터(butter, 응고된 상태)·매스(mass, 덩어리)·파우더(powder, 가루)를 쓴다. 이와 달리 다크초콜릿 전문 제조사는 직영 농장에서 카카오 빈을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들여온다.

카카오 빈은 깨끗이 씻어 불순물을 없앤다. 이후 커피와 같이 로스팅(roasting, 볶는 일)을 거친다. 그래야, 쓴맛을 내는 타닌(tannin) 성분, 수분, 휘발성분 등이 없어지고, 색과 향이 살아난다. 카카오 빈의 껍질도 쉽게 벗길 수 있다.

쇼콜라티에 강은숙 씨는 초콜릿 만들기에 앞서 손을 씻되 물기를 깨끗이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콜릿 특성상 수분에 아주 민감해서다.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서 잊지 않고 지켜야 할 철칙이다. 작업 공간에서 물은 피해야 할 적이다.

카카오 빈 껍질을 벗기면, 열매살 '니브(Nibs)'다. 이는 반죽하는 '혼합', 압력을 가하고 부스러뜨리는 '마쇄', 롤러로 입자를 미세하게 하는 '정련', 반죽을 저어 입자를 고르게 하는 '콘칭', 형틀에 초콜릿을 채워넣는 '몰딩'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공정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버터·매스·파우더가 나온다. 다크초콜릿은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빻은 가루)를 더 많이 포함해 조금 더 검은 색깔이다. 카카오 버터·매스·설탕을 섞으면 된다. 밀크 초콜릿은 카카오 버터·매스·설탕에 우유(milk)를 함께 섞고, 화이트 초콜릿은 여기에서 카카오 매스만 빼면 된다.

◇템퍼링이란 = 공정 가운데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수제 초콜릿의 생명(?)과도 같은 작업이 '템퍼링(tempering)'이다. 수제 초콜릿은 응고된 초콜릿을 녹여서 만들기에 템퍼링을 꼭 치러야 한다. 민감한 초콜릿을 안정시키는 일이고, 초콜릿 결정을 한결같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열을 가하고, 차게 하는 등 가열과 냉각을 되풀이한다. 강 씨는 "템퍼링을 통해 더 부드럽고, 윤기나는 초콜릿으로 거듭난다"고 설명했다. 초콜릿이 적당히 수축해 광택과 촉감을 이끌어낸다는 거다.

템퍼링은 이른바 '팻 블룸(fat bloom)' 현상도 막아준다. 팻 블룸은 초콜릿에 함유된 유지(cream, 지방)가 열 충격으로 겉에 드러나는 걸 말한다.

온도는 제각각이다. 다크초콜릿은 45~50℃까지 끓여 27℃까지 떨어뜨린 후 다시 30~31℃까지 온도를 살짝 높이면 된다. 밀크 초콜릿은 45~50·27·29~30℃, 화이트 초콜릿은 45·26·30℃ 순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냄비에 물을 적당히 담고, 그 위에 볼을 받친다. 볼 안에는 초콜릿을 담아놓는다.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볼은 냄비보다 큰 걸 쓴다.

2. 이 상태로 적정 온도까지 끓이면서 주걱으로 초콜릿을 반죽한다.

3. 찬 얼음물로 볼 겉을 살짝 식힌다. 이때도 겉과 속의 온도를 똑같게 하고자 주걱으로 반죽을 섞어준다.

한편, 초콜릿 반죽을 깨끗하고 평평한 바닥에 펼쳐놓고, 반죽하면서 템퍼링하는 작업도 있다. 물을 쓰지 않는 방법이다.

수제 초콜릿은 만들면서 인공적인 단맛은 빼고, 초콜릿 본래의 향과 맛을 살리기에 위나 장에 부담을 덜 준다. 이날 공방에서 초콜릿을 만들던 이들도 "아무래도 손때(?) 묻은 정성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입을 모았다.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일일특강은 오는 13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7시 창원 상남동 미세스카카오 공방(교보문고 옆 마이우스오피스텔 1314호)에서 열린다. 14일 오전 10시 수업도 있다. 4만 원. 문의 010-27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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