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에서 예술로…눈도 입도 즐거운 수제 초콜릿

2005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방송 이후 드라마 속 직업인 '파티시에(patissier)'에도 관심이 쏠렸다. '파티시에'를 굳이 우리말로 이야기하면 제과·제빵사다. 쿠키뿐 아니라 케이크·머핀·카스테라 등 온갖 과자·빵 같은 먹을거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음악 앨범 가운데 '봉봉 오 쇼콜라'라는 노래가 있다. '쇼콜라'는 프랑스어로 초콜릿이다. 삼순이는 '파티시에'이자 '쇼콜라티에(chocolatier)'이기도 하다. 하지만, 좀 더 명확하게 보면 삼순이는 초콜릿 장인을 뜻하는 '쇼콜라티에'가 아니다. '쇼콜라티에'는 오로지 초콜릿만을 만들고, 초콜릿으로 예술 작품까지 만드는 사람이다.

     
 
 
<색다른 초콜릿의 향연 '전시회'>

창원의 아마추어 '쇼콜라티에'들이 수제 초콜릿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창원 상남동 대동백화점 3층 갤러리에서 30일까지 열리는 '미세스카카오' 초대전.

아들 변지환(3) 군을 데리고 전시장을 찾은 주부 장윤정(34·창원 상남동) 씨는 초콜릿 전시를 보는 내내 "우와~ 신기하다!"고 말했다. "도내에서는 참 보기 드문 전시인 것 같다. 초콜릿이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색다르고 예쁘다." 이어 전시 기획자인 쇼콜라티에 강은숙 씨에게 "이걸 만드는 데가 있어요?"라고 물었다. 강 씨는 수제 초콜릿과 초콜릿 공예품을 만드는 공간, '공방'(창원 상남동 교보문고 옆 마이우스 오피스텔 1314호)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시된 초콜릿들은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거다. 무늬를 초콜릿에 일일이 찍어내고, 손으로 정성스럽게 매만진 흔적이 보였다. 5명이 1달여 동안 매일 밤 1~2시까지 초콜릿 공예에 매달렸다고 한다. 처음으로 여는 전시다.

달콤한 맛과 함께 사랑·축하·사과 등 메시지를 전하는 '초콜릿 카드', 할로윈데이를 기념하는 '호박 초콜릿'이 눈에 띄었다. 18세 관람불가(?) 초콜릿도 있다. 여성 나체와 가슴 모양의 초콜릿이다. 그래서인지 남성들에게는 최고 인기란다. '초콜릿 장미'는 한 잎 한 잎 빚어서 붙인 거다.

얇은 글씨로 '다음 생에도 너만 사랑할게'라는 다소 닭살스런(?) 문구도 적혔다.

쓰러질 듯 안 넘어가는 '피사의 사탑'을 재현한 초콜릿, 마치 박물관에 온 느낌을 주는 '초콜릿 도자기'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제 초콜릿 나도 만들어볼까>


수제 초콜릿은 벨기에에서 출발했다. 강 씨는 "다크 초콜릿은 벨기에식 전통이 유명하다. 스위스나 프랑스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많이 만드는데, 색소를 많이 쓰고 화려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손수 만들 때에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환경을 잘 따져야 한다. 특히, 습도와 온도에 민감하므로 잘 맞춰줘야 한다. '쇼콜라 무스' '가토 쇼콜라' '폰당 쇼콜라' '아망드 쇼콜라' '쇼콜라 봉봉' 등 특이한 이름만큼 초콜릿 종류 또한 무수하다. 아울러 미세스카카오 레시피 또한 50여 가지로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가장 쉬운 건 이른바 '생 초콜릿'이다. 다크 초콜릿과 밀크 생크림을 2대 1로 섞어 끓인다. 이걸 틀에 넣어 3시간 정도 냉장고나 실온에서 굳힌다. 잘 굳은 초콜릿을 잘라서 카카오 파우더를 묻히는 과정이다.

주로 초콜릿 몰드(틀)를 쓴다. 틀에다가 녹인 초콜릿을 붓고, 굳으면 털어내는 방식이다. 수제 초콜릿의 색깔을 내는 일은 섬세함을 요구한다. 식용 색소로 일일이 점을 찍어 만들기 때문이다. 까다롭고 약간 밋밋한 방법 밖에 '전사지'로 글자를 새길 수도 있다. 설탕으로 색을 내어 깔끔하게 문구를 넣는 방법이다.

어른들이 즐겨 찾는 초콜릿도 있다. '아망드 쇼콜라'는 아몬드·설탕 시럽을 섞어 초콜릿을 살짝 묻힌다. 유기농 설탕에다 일곱 번씩이나 절여 말린 오렌지 껍질에 다크 초콜릿으로 바른 '오렌지 초콜릿'은 향긋함이 좋다.

'망디앙'은 초콜릿 위에 대추, 말린 과일, 견과류 등을 얹은 것이다. 집중력을 높이고, 두뇌에도 좋아 유럽에서는 수험생에게도 전해준다. 막대에 꽂은 초콜릿 '롤리팝'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일본 교토 우지현의 마차로 만드는 '마차 라떼'도 있다. 어린 녹찻잎을 맷돌로 갈아 만든 '마차'를 쓴 것이다. '마차 라떼'는 마차를 다크초콜릿·우유와 함께 120℃ 고온에서 저어 만든다.

초콜릿은 냉장고보단 숙성 과정을 거치는 실온이 좋다. 냄새를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기에 냉장 보관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냉장고 사용 시 밀봉하면 된다.

다크초콜릿의 폴리페놀 성분은 혈액의 염증 수치 또는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졌다. 향만 맡아도 좋아 안정을 취하는 우울증 치료법에 쓰이기도 한다. 베갯속이나 머리맡에 초콜릿을 두면, 숙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도움말/미세스카카오 강은숙(010-27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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