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구워 씹을수록 고소한 맛

마산의 향토 음식이 아귀찜이라면, 대구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막창'이다. 소 막창은 4개의 위 중 마지막 것을 말하고, 돼지 막창은 큰창자의 끝부분 또는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막창은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고소함과 노릿하고 보드라운 느낌으로 안줏거리로 크게 사랑받고 있다. 값싸게 즐기는 소주 안주로는 견줄만한 것이 없다.

애초 대구에서조차 막창은 알맞은 요리법이 없어 그냥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조리 방법과 특별한 관리 등으로 다시 살아났다. 이제는 본고장 대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 마산과 창원에서 대구 막창을 맛볼 수 있는 두 집을 찾아가봤다.

마산 내서읍 호계리 '대구반야월막창'
마산 호계 '대구반야월막창' - 초벌구이로 냄새 없애고 육즙은 그대로

'대구반야월막창 마산호계점'은 변화와 젊음이라는 두 가지 코드로 읽힌다. 아울러 막창을 삶는다는 개념을 벗어나 '굽는 막창'이다.

장사를 시작한 지 8개월째로 대구에 본점을 둔 프랜차이즈 지점 중 하나다. 강종훈 점장은 "1000군데가 넘는 대구 막창 가게들 중 생소한 조리 방법으로 그 맛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보기 드물게 내놓는 초벌구이의 생막창(1인분 6000원)은 직접 고안한 초벌구이 기계로 한번 구운 것이다. 앞서 생막창은 23가지 과일로 숙성하는데, 바로 여기에서 막창의 잡냄새를 없애고 육즙을 보존한다. 까다롭다고 알려진 과일 숙성은 본점에서만 아는 사실이다.

숙성한 막창은 지점으로 와서 가공 과정만을 거친다. 산청에서 사온 지리산 참숯을 쓰고, 호계점 스스로 마련한 화로로 구워낸다. 참숯 향 또한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마산 내서읍 호계리 '대구반야월막창'
강 점장은 통째 나오는 막창을 하나씩 먹기 좋은 크기로 직접 잘라 가래떡과 함께 화로 위에 올렸다. 그는 "안창·곱창 등에서 맛볼 수 없는 육즙이 막창 본래의 맛"이라며 "다소 막창을 꺼리는 젊은 여성들도 거부감 없이 오더라. 질기거나 퍽퍽하지 않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강점인 듯하다"고 말했다. 막창이 고단백 식품이라서 다이어트에도 유용하다는 것이다.

칼칼한 콩나물국을 마시면 약간 느끼한 속도 기름기 없이 깔끔해진다. 매운 소스를 곁들인 고추장 닭발·삼겹살(1인분 6000원)을 추가로 먹어도 좋다. 단돈 1000원이면 밥과 함께 나오는 뚝배기 된장이 한 사람에 1개씩 비벼 먹을 수 있게 나온다.

마산시 내서읍 호계리 177-7번지 리치프라자 1층. 055-231-3072.

창원 팔룡동 '대구막창'
창원 팔룡동 '대구 막창' - 느끼함 잡는 비법 소스·백김치 일품

창원 팔룡동의 '대구 막창'은 성명남 사장이 오랜 시간 독학 끝에 터를 잡은 곳이다. 쫄깃한 막창 맛을 못잊어 10년지기 마니아들도 있다고 한다.

들어서자마자 소막창·돼지막창(9000원·7000원)을 각각 1인분씩 시켜 구웠다. 삶은 상태로 약간 얼린 막창이 감자와 함께 나왔다. 어느 정도 구워지니 성 사장은 "돼지는 넉넉히 익혀야 하고, 소는 적당히 익혀도 충분하다"고 맛보기를 권했다. 잘게 썰어놓은 파와 땡초(청양고추)를 섞어 장을 만들었다. 그는 "그냥 먹는 것보다 매콤한 땡초 때문에 깔끔하고 안 질리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창원 팔룡동 '대구막창'
우선 장에 찍은 막창을 백김치에 싸고, 다시 이것을 쌈으로 싸서 먹으면 된다. 백김치는 느끼함을 달래준다. 막창을 파는 집집이 콩나물국 또는 백김치를 내놓는데, '대구 막창'은 직접 담근 백김치만 고집해왔다.

1995년 장사를 시작해 모든 재료는 직접 만들어 팔고 있다. 백김치를 담그거나 소스를 만들고, 막창을 삶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특히, 찍어 먹는 장은 무려 24가지 재료를 넣는데, 비법은 극비다.

그런 과정이 번거롭지 않으냐는 질문에 성 사장은 "오래 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손님들도 손으로 직접 한 맛에 아무래도 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처음에는 막창 자체가 워낙 안 알려져 힘들었다. 이후 껌보다 더 질기고, 목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 느낌을 없애는 데 몰두했다"며 "삶을 때 어떤 재료를 함께 넣는지, 시간은 어느 정도로 맞추는지에 따라 매스꺼운 냄새가 없게 되고, 고기도 더 부들부들해지더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시간 조절이 필요한데, 소 막창은 돼지 막창보다 시간이 2배 정도 걸린다.

창원시 팔룡동 166-1번지 가든예식장 후문(팔룡볼링장 1층). 055-253-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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