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째 이어온 '마산역 역무원'의 근심


어제부터 휴가에 들어간 아내에게서 ‘당신은 여름휴가 한 번 얻지 못하니 언제 가족과 함께 여행해 보냐’는 애정어린 투정을 받고 24시간 철야근무에 시달렸을 내 동료가 있는 직장으로 교대를 하러 나섰다.
만 6년의 세월, 이쯤이면 철야근무가 몸에 베일만도 한데 아직도 퇴근 후면 아이와 놀아 주지도 못하고 잠으로 4시간 이상씩을 소비해야 함은 내가 몸이 약해서인 것만은 아니지 싶다.
‘마산역 역무원’, 나는 이제 내 이름 석자보다도 더 친숙해진 이 명함으로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들께서 더욱 편안히 여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드리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고, 또한 2대에 걸친 철도노동자로서 순직하신 선친의 함자를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철도와 마산역사를 내 몸처럼 닦고 웃은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는데 이런 나의 긍지와 자부심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장 9월 정기국회에서 ‘철도산업구조개혁기본법(안)’이 통과되고 ‘한국철도주식회사’가 발족하면 민영화된 회사는 단기간내에 적자노선을 폐지하는 등 공공성을 포기하고 이익창출을 위하여 노력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새벽 시간 번개시장에 장사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근 십여년 이상을 통일호 열차로 살아오신 할머님, 아주머님의 튼 손을 만져보며 개표하고 그 정으로 보람을 느꼈던 시절이 이젠 흘러간 옛 노래의 구성짐으로 남을 날이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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