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조상들은 설날이면 마을 양지바른 곳에 삼삼오오 모여 윷을 놀기도 하고, 아낙네들은 널뛰기로 명절을 즐겼다. 아이들은 적당히 얼음이 언 곳을 찾아 팽이치기나 동네 언덕배기에서 연날리기로 하루해 가는 줄 몰랐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딱히 함께 할 만한 놀이가 없다. 이번 설날에는 아이들과 함께 전통연을 직접 만들어 날려보는 것으로 민속놀이를 경험해보자.

21일 마산대우백화점 8층 문화센터에서 열린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하는 연만들기 강좌. 강의실에는 연을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호기심에 찬 눈으로 대나무를 다듬고, 종이를 크기에 맞게 잘라 구멍을 뚫는가 하면 대나무에 풀을 묻혀 종이에 붙여가며 연을 만들고 있었다.

아이 못지 않게 어머니도 재미있어 하기는 마찬가지.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강좌에 참가한 하현지(34·창원시 도계동)씨는 “시골에서 아버지와 오빠가 만들어주는 연을 날린 추억이 새삼스레 떠오릅니다. 어릴 적 추억거리 하나를 아이에게도 전해 줄 수 있어 좋고, 특히 아이가 너무 재미있어 하니까 기분 좋네요”

문방구에서 파는 연을 아파트단지에서나 날려보곤 했다는 재원(8)이는 “시골에 할아버지 댁에 연을 들고 갈 거예요. 제가 만든 연을 그곳에서 날리면 얼마나 좋겠어요”라며 직접 만든 연을 들고는 얼굴에 싱글벙글 웃음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연은 연의 형태와 문양에 따라 그 종류가 100여종에 이른다. 전통연의 99%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각 장방형의 방패연과 어린이들이 많이 날리는 꼬리 달린 가오리연, 그리고 사람·동물 등 만든 사람의 창의성에 따라 입체감있게 만든 창작연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오리연인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아 아이들이 만들기에는 적당하다. 가오리연은 우선 정사각형으로 자른 종이와 대나무 껍질부분을 남기고 속살을 둥글게 일정한 두께로 다듬은 대살 2개, 실과 얼레를 준비하면 일단 준비완료.

적당한 얇기로 다듬은 대살을 종이크기에 맞춰 십자형으로 붙이고 실을 세로의 끝과 끝에 묶은 다음 중심(병잡기)을 잡으면 일단 날 수 있는 연모양은 갖추게 된다. 여기에 폭 3~5㎝의 종이를 이어서 연 꼬리를 만들고, 꼬리와 머리부분을 제외한 양쪽에 길이 30㎝정도의 날개를 달면 모든 게 끝난다.

방패연은 가오리연보다 좀 더 어렵다. 먼저 종이를 길이 56cm, 너비 46cm 정도로 자르고 길이 한끝을 2.5cm쯤 접어 머리를 삼는다. 그런 다음 연 길이 3분의 1쯤을 지름으로 한가운데를 오려내어 구멍을 뚫고 대살을 가늘고 얇게 깎아 다듬어서 붙인다.

대살은 먼저 머리 접은 곳에 가로로 붙이고 다음 한가운데를 내리 붙인다. 다시 중간 허리에 허릿살을 가로로 붙인 다음, 좌우 대각선을 교차해 장살을 붙이면 일단 끝난다. 그리고 나서 벌이줄을 매어 균형을 잡으면 중요한 것은 마무리된다.

방패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의 균형을 잡아주는 방줄대기(방줄대기는 방패연 만드는 방법 참조). 그 다음 색지를 붙여 여러 모양을 내거나 직접 색칠해 모양을 낸다. 얼레는 지방에 따라 자세 또는 감개라고도 하는데 네모·육모·팔모얼레가 주로 사용된다.

이렇게 하면 방패연은 완성. 마지막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둘러앉아 만든 연에 소원하나씩을 적어 하늘높이 날려보는 것으로 이번 설날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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