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예방·원기 회복에 그만

지금 한창인 유자는 황금빛 고운 색과 은은한 향으로 끝나가는 가을을 전하는 열매다. 운향과 감귤에 속해 영문으로 citron(시트론), 한자로 유(柚)로 표기된다. 중국 양쯔강 상류가 원산지로 우리나라는 840년 장보고가 당나라 상인에게 얻어와 재배하기 시작했고, 종류는 청유자·황유자·실유자가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생산하는데, 한국산 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자는 기후 변화에 민감해 연평균 기온이 13~15℃를 유지하고, 평균 일교차가 15℃ 내외로 일조량이 연간 2400시간 이상, 연평균 강수량은 1500mm 이상인 곳으로 재배지역이 제한된다. 남해·거제·통영, 전남 고흥·완도·장흥·진도, 제주도가 주산지다.

겉모양을 보면, 지름 4∼7㎝로 한쪽으로 치우친 구형이며 열매껍질은 오돌토돌하다. 두께는 4~6mm 정도로 내부에는 백색 과육이 있다. 성숙한 유자의 부위별 중량 비율을 보면, 과육 27%·과즙 15%·종자 13% 정도며 열매껍질 비율은 45% 정도다. 과육은 특유의 신맛이 있어 직접 먹기는 어렵고, 열매껍질은 다양한 방향성(좋은 향기를 내는 성질) 물질을 함유해 다른 감귤류와 달리 과육보다 열매껍질을 주로 이용한다.

◇버릴 게 없는 유자 = 유자 열매껍질은 과거부터 높은 향기와 색상으로 음료, 차 등으로 이용됐다. 민간에서는 고미건위제(쓴맛으로 감각을 자극해 위 기능을 증강하는 약), 진해거담제(기침을 그치게 하고, 가래를 묽고 삭게 하는 약), 해독제, 감기약, 두통약 등으로 써 그 약리 효능이 이미 잘 알려졌다.

한의학에서는 맛은 달며 성질은 찬 데 독이 없고 위 속 나쁜 기를 없앤다고 한다. 아울러 술독을 풀어주며 유자를 먹으면 몸과 정신이 맑아져 피로를 없애고, 신경 예민 탓인 소화불량을 치료한다.

유자는 독특한 향, 단맛, 신맛, 씹힘 맛과 더불어 화려한 황금색이 잘 어우러져 건강 차로서 이미지가 있다. 유자차는 섬유질, 칼슘과 비타민C 함량이 높다. 이 중 비타민C가 다른 과일보다 2배 이상 풍부해 환절기 감기 예방에 탁월하다.

또한, 열매껍질에 함유된 헤스페리딘(hesperidin) 성분은 혈압 저하 효과가 있으며, 간에서 생성되는 지질과산화물 형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비타민 P로도 불린다. 유자 껍질과 즙에서 얻어지는 나린진(naringin) 성분은 항균 작용이 있으며, 동물 체내에서 항산화 효과가 있다. 노란색 색소 성분인 카로티노이드는 항산화, 항암 효과가 있다.

유자씨도 민간에서는 다양하게 이용했는데, 목에 가시가 걸렸거나 신경통·출산한 산모의 복통·손발이 차가운 냉증 치료를 위해 달여서 차로 마셨고,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탈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국내에서 유자는 대부분 유자차 제조를 위한 당 절임 형태인 유자청으로 사용되는데, 유자와 설탕이 같은 양으로 들어갈 때에는 건강을 위해 당류 섭취를 꺼리는 현대인들이 즐겨 찾지 않는 이유가 된다. 그래도 감기 기운이나 피곤함을 느낄 때 쉽게 마주하는 차가 유자차다.

   
 
 

유자청은 차뿐 아니라 각종 요리에도 활용한다. 삼치나 고등어 같은 생선 조림이나 구이용 소스, 돼지고기 볶음, 탕수 소스, 멸치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 가볍게 섞어줘도 비린내 등 잡냄새를 없애고, 유자의 은은한 향이 요리 격을 높여준다.

빵이나 쿠키를 만들 때 넣거나 떡을 만들 때 부재료로도 손색이 없다. 플레인 요구르트(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아 우유색으로 신맛이 있다)에 섞어 먹거나 시리얼, 우유와 함께 먹어 비타민을 보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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