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같은 된장국과 돌솥밥 일품

‘모기 주둥이도 오그라든다’는 처서를 지나자 며칠째 아침바람이 선선하다. 아직도 한낮의 기온은 여름더위 끝을 움켜쥐고 있지만 어느새 가을기운은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계절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도, 먹어야 하는 음식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게 우리네 식습관인데 날씨가 선선해지는 이맘때면 꼭 생각나는 먹거리가 구수한 된장에 밥 한 그릇이다.

시골에서 나는 애호박에 감자와 땡초를 숭숭 썰어 넣고 거기다 촌된장을 풀어 넣은 것으로도 모자라 시골어머니의 손맛까지 배면 어느 진수성찬을 거기에 비하랴.

그 구수한 된장 한 그릇에 가을에 나는 대추와 알밤.조.수수 등 잡곡을 섞어 만든 잡곡밥을 곁들였다면 따로 그 맛과 영양을 주섬주섬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게다.

창원시 중앙동 개나리상가 2층에 16년째 터를 잡고 있는 돌솥밥전문점 개나리정(대표 진한준)에 가면 시골맛이 풀풀나는 된장국과 영양 만점 돌솥밥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다.

진 대표가 그토록 자랑하는 개나리정의 된장국은 시골맛 그대로다. 진 대표의 고향인 산청에서는 아직도 어머니와 동생이 농사를 짓고 있는데 어머니가 손수 담근 된장이며, 동생이 지은 고추와 호박.감자.야채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음식맛의 비법이다.

된장국은 어린시절 어머니가 해주던 그대로의 맛을 살렸다. 시골된장에 멸치 넣고 고추와 감자에 애호박까지 푸짐하게 넣어 끓인 그 맛과 진 대표의 넉넉한 인심에 끌려 몇 년째 단골로 찾는 손님들이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

꼭 이맘때면 불티나게 나가는 돌솥밥에는 시골에서 거둬들인 밤과 대추.콩.조는 물론이고 은행과 인삼 등 모두 16가지가 들어간다. 영양만점의 돌솥밥에 구수한 된장이 곁들여지니 그 맛이 오죽하겠는가.

된장과 함께 단골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숭늉이다. 미리 말린 누룽지를 끓여 낸 물을 펄펄 끓는 돌솥에 부어 밑바닥에 달라붙은 밥알갱이와 같이 먹으면 ‘구수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여기다 철따라 나오는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전이 빠지지 않고, 갈치나 조기 등 생선구이 한토막, 물김치.배추김치에 깍두기.나물무침까지 나오는 밑반찬도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돌솥밥과 시골된장국에 견줄만한 개나리정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있다. 한 그릇에 4000원 하는 쇠고기국밥과 8000원 하는 석쇠불고기가 바로 그것인데, 도내에서 열리는 큰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먹거리 장터판 인기를 휩쓴 검증받은 맛이다.

“그 매콤한 쇠고기 국밥을 자동차대회에 나왔던 외국 선수들까지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먹는데, 맛이 있었던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 뭐. 어쨌든 인기는 좋았던 기라.”

진 대표는 음식에 대한 고집이 있다고 했다. ‘자기 집 음식맛을 주인은 잘 모른다’는 생각으로 16년째 다른 집 음식을 건성으로 먹지 않는다. 그 정성이 돌솥밥과 쇠고기국밥.석쇠불고기에 그대로 묻어난다. 개나리정은 창원병원에서 창원시청방향으로 가는 중간쯤에 자리잡은 개나리상가 2층에 있다. (055)283-5430.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