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열정과 사랑…건강도 '가득'

지난해 미국 타임스지가 토마토를 21세기 베스트 식품으로 선정해 토마토가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21세기 베스트 식품에는 레드 와인도 포함돼 있다.

토마토와 레드 와인의 공통점은 바로 빨간색을 띤 '레드 푸드(Red Food)'라는 점이다.

붉은색의 열풍은 우리네 식탁에도 이제 그 열기가 옮겨졌다. 검정콩, 흑미 등 블랙 푸드가 한창 인기이더니 이젠 레드 푸드도 청신호를 켰다.

어느 음식에나 활용도가 높은 토마토, 루비 같은 석류, 보기만 해도 혀가 알알해지는 고추, 고구마, 대추, 비트 등 새빨간 채소들이 '레드 푸드' 바람을 예고한다. 최근 바나나와 양파마저 빨간색이 등장할 정도다.

빨간 음식은 식욕을 자극한다. 또한, 음식만이 아니라 옷이나 물건 등 빨간 빛깔은 누구에게나 강렬한 인상을 준다. 누군가 유혹하고 싶을 때 빨간 옷을 입거나 빨간 립스틱을 살짝 바르기도 한다. 패스트푸드점의 주요 빛깔이 빨간색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보기만 해도 정신이 번쩍 드는 빨간 빛깔이 노화방지와 퇴행성 신경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암과 생활습관병 예방에 특효라는 이야기도 있다.

게다가 토마토를 21세기 베스트 식품으로 선정했고, 광우병·조류인플루엔자 등 먹을거리에 비상이 걸렸으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건강까지 챙겨준다는 빨간 채소들과 과일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식품영양학자, 의학자, 요리연구가들은 건강과 장수를 연구하다가 식품의 '색소 성분'에 주목했다. 특정한 색소 성분이 세포에 직접 상처를 주는 활성산소의 해를 막으며 신선한 세포로 만드는 걸 알게 됐고, 어떤 음식에 항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식품들이 빨간색을 띠는 이유는 리코펜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이 뛰어난 항암 작용으로 전립선암 발생률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거나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방지해 동맥경화증, 관상동맥, 심장병 등 질병을 예방한다.

아울러 위도 튼튼하게 하고, 시력까지 강화해줄 뿐 아니라 노화예방, 치매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다. 노화를 막고 피부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한의학에서도 빨간 식품은 간장에 좋다고 하고, 빨간 사과·포도·고추 같은 붉은색 껍질을 가진 과일과 채소는 유방암 악화를 지연시키거나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물론, 온통 빨간 음식들만 먹을 수도 없고 과식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은 특유의 '냄비 근성' 때문인지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면 지나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식단을 알아서 개개인에게 맞게 선택해 그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무지개처럼 색깔 있는 음식을 매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자주 접하는 고추, 대추, 오미자, 석류, 토마토 등 빨간 식품으로 그 붉은 열정과 사랑을 닮아 더욱 젊고 건강한 삶을 살아보자. 행복은 빨간 고추 하나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주종찬(창신대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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