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하고 부드러운 계절의 별미

10개 다리를 움직이며 물속을 유유히 다니는 대하를 유심히 보면, 온몸 특히 머리와 꼬리 부분은 무지갯빛이라 할 정도의 색을 띠고 있어 '새우가 이렇게 예쁘기도 하구나'라며 놀라기도 한다.

새우를 먹었을 때에는 부드러우면서 은근히 씹히는 맛을 주는 육질에 느낌표 하나를 더한다. 선도가 좋은 걸 생으로 먹거나 소금구이, 또는 그냥 삶아 먹더라도 마찬가지다.

살을 맛있게 먹고 남은 새우 대가리, 껍데기, 꼬리는 말려 가루를 내어 국물 맛을 내는 데 쓰면 되는데, 작지만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새우 한 마리에 적어도 세 번은 감탄사를 보내게 된다.

새우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안에서 많이 서식하며 그 종류도 다양하다. 대하라고 불리는 왕새우와 몸에 붉은빛을 띠는 분홍 새우(일명 감새우), 껍데기에 검은색 줄무늬가 차바퀴와 같은 차새우(보리새우), 청색이나 검은색을 띠며 작은 반점이 많은 참새우 등이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우다. 생새우나 대하를 '오도리'라고 표현하는데, '오도리'란 춤을 춘다는 뜻의 일본말로 곧 살아 있는 새우를 칭한다.

옛말에 출장 가는 남편한테 새우요리를 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새우가 스태미나에 좋은 식품이라는 것인데, 이는 한 번에 60만 개 이상 알을 낳는 번식력과 우수한 영양성분 때문으로 풀이된다.

<본초강목>에는 '새우가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해 혈액 순환을 도와 기력을 충실해지게 함으로써 양기를 왕성하게 하는 으뜸 식품'이라고 했다. 민간에서도 피곤할 때 먹으면 건강회복에 효과가 있고, 종기 난 곳에 새우를 찧어서 붙이면 좋다고 했다.

새우는 고단백 식품이면서 지방이 적고 칼슘 함량이 높다. 건강회복에 도움되는 타우린과 비타민 B 복합체 함량도 높아 남녀노소 좋은 식품이다. 늦가을에서 겨울에 잡히는 것이 맛이 좋은데, 맛을 내는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새우는 다리나 꼬리가 그대로 달렸고 살의 색이 투명한 것이 신선한데, 시판되는 냉동 새우살은 얼음 옷이 입혀져 있으므로 얼음 옷이 너무 두껍지 않은 걸 고르면 된다.

손질할 때는 새우 등을 자연스럽게 구부려 두세 마디 부분에 대꼬챙이를 찔러 살짝 위로 당기면 내장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새우는 살이 연해 빨리 줄어들고 맛이 빠지므로 살짝 익히는 조리법이 좋다. 삶을 때 물에 소금과 식초를 조금씩 넣어 중간 불에서 짧은 시간에 삶아내면 된다.

튀김을 할 때는 새우 꼬리 가운데 뾰족한 삼각 꼬리에 물주머니가 들어 있으므로 이것을 잘 제거해야 기름이 튀지 않는다.

   
 
 

새우의 콜레스테롤을 염려해 섭취를 꺼리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러나 달걀 1개 콜레스테롤 함량과 새우 500~600g 속 콜레스테롤 함량이 거의 비슷하므로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한 번쯤 계절 별미로, 입으로 만족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작은 행복이다.

/신정혜(경남도립 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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