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높이고 노화방지에 효과

'블랙 푸드 신드롬(Black Food Syndrome)'이 일고 있다. '블랙 푸드'란 검은색을 띤 자연식품 또는 이것으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검은 콩, 검은 깨, 검은 쌀, 가지, 자두, 포도, 오다, 블루베리, 김, 미역, 다시마 등이 대표적인 블랙 푸드. 이런 블랙의 효과는 식품뿐 아니라 휴대전화, 의상 그리고 과자와 초콜릿의 포장지에도 블랙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입혔다.

오히려 과거에는 검은색이 식욕을 떨어뜨리고 식탁을 장식하기에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검은색 식품을 꺼렸고, 요식업계에선 피하는 색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요즘에는 컬러 푸드 중 단연 인기 있는 것이 블랙 푸드다.

식품으로 선호되지 못하던 블랙 푸드가 인기를 끄는 건 색깔 때문만이 아니다. 최근 식품회사들은 블랙 푸드의 영양적인 근거로 소비자들에게 호소함으로써 비약적인 블랙 푸드 시장의 시작을 예고했고, 블랙 푸드 신드롬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눈치 빠른 식품회사들은 앞다퉈 검은 깨 두유, 흑두 요구르트, 검은 즉석 밥, 검은 만두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식탁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검은 쌀은 백미보다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무기질 함유량이 훨씬 높다. 또 노화 방지와 피부미용에 좋은 성분도 많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노화 혈관 질환을 억제하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B군을 비롯해 철, 아연, 셀레늄 등 무기염류도 첨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체내 활성산소의 효과적인 중화와 심장질병, 뇌졸중, 성인병, 암 예방에도 좋은 성분을 가지고 있다.

블랙 푸드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검은 콩과 검은 깨, 흑미 등 천연의 블랙 식품과 블랙을 앞세운 가공식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검은 콩 음료, 검은 콩 두부, 검은 깨 음료, 흑미 밥 등에 이어 최근엔 흑 마늘, 흑삼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블랙푸드'라고 해서 모두 비슷한 성분과 효과를 지닌 건 아니다. 흑 마늘과 흑삼, 갈색 우엉 등은 제조과정에서 원래 색이 흑색으로 갈변하는 음식으로 제조 과정 중 안토시아닌이 생성되어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

오골계, 흑염소, 오징어 먹물 등은 동물성 식품으로 흑색의 알려진 성분은 없다. 그러나 오징어 먹물에는 세포를 활성화하는 뮤코다당류가 들어 있어 암을 예방해줄 뿐 아니라 위액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우리나라는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서양에서는 이미 파스타 등의 요리를 만들 때 재료로도 쓰인다.

김이나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는 대장을 청소하는 '알긴산'이 풍부하다. 알긴산은 미끈거리는 성분으로 물을 빨아들이듯 체내에 잔류한 중금속이나 농약, 숙변, 발암물질, 장내 유해 성분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 의학전문가는 다시마 등 검은 해조류(갈조류)에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해 즐겨 먹으면 피부색이 좋아진다고 조언한 바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 블랙 푸드의 열풍이 너무 과열된 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다퉈 출시되는 블랙음료나 식품 등 영양성분 검사 결과, 유효성분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것에 일장일단이 있듯이 블랙 푸드만으로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적당한 운동과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적당히 섭취하는 게 좋다.

/주종찬(창신대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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